"탄도미사일 표적 정보 공유
탐지·추적·요격 절차 숙달"
각종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이 태평양을 사격장에 비유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한미일은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 훈련을 개최했다. 가상의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요격하는 훈련을 통해 3국 차원의 억지력을 과시한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독도 인근 공해상에서 한미일이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과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배리함(Barry),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구축함 아타고함이 참가했다.
합참은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추적·요격 절차를 숙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실시했다"며 "한미일은 이번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통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체계를 더욱 확고히 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한일 함정이 각각 표적을 탐지·추적해 정보를 미국 함정에 전달하면, 미국이 수집된 정보를 다시 양국에 공유한 뒤 격추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일 양국 간 직접적 정보 공유는 없었던 셈이다.
군 관계자는 "훈련 시작은 오전 9시였고, 종료시간은 오후 2시쯤"이라며 "예정보다 1시간 일찍 종료됐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훈련 조기종료 배경에 대해선 "훈련 목적을 달성하면 (조기종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 훈련은 예정보다 하루 늦게 개최됐다. 군 관계자는 "기상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면서도 "훈련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北 ICBM 도발 계기로
훈련 필요성에 '공감'
3국 미사일 방어 훈련은 작년 10월 이후 4개월여 만으로, 북한의 최근 ICBM 도발이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앞서 북한이 지난 18일 발사한 화성-15형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진 바 있다.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9일과 20일 연이어 발표한 담화에서 △"적대행위에 대해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다" △"태평양을 우리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있다"며 추가 도발을 시사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각국이 협력해 대응해야 할 목적과 필요성에 따라 (이번)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단거리 미사일은 각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번 훈련이 ICBM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한미일 차원의 미사일 방어 훈련이 남측 비행장을 겨냥한 북한의 '전술핵 방사포' 위협과는 무관하다는 뜻이다.
北 도발 수위 따라
수시 개최될 듯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은 향후 북한 도발 수위에 따라 수시 개최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방어 훈련은 수시로 한다고 보면 된다"며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일 국방장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미사일 경보 훈련과 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경보 훈련은 분기마다 또는 정례적으로 하는 훈련"이라며 "비정례적인 미사일 방어 훈련과는 다르다. 다만 (두 훈련의) 개념과 방법 및 절차는 유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