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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마침표’…“3%대 예금 매력 없다” 머니무브 ‘가속’


입력 2023.02.23 11:35 수정 2023.02.23 11:38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이자율 정점 찍었다…기준금리 동결

5대銀 예·적금 이달에만 1조1500억↓

서울 한 시중은행의 창구 안내문.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연 3%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기준금리에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시중 유동성 흐름도 전환될 전망이다. 주식 등에서 자금을 빼 은행 예금에 넣어두었던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사그라들고, ‘머니무브’ 경향이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상 처음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상승하며 올해 초 5%까지 치솟았지만, 금융당국의 경고 등으로 수신금리는 3%대 초중반에 그치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3.36~3.70% 수준이다.


예금금리가 급감한 것은 긴축 기조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물에 올랐다는 분위기가 고조된 까닭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1월 7일 5.1%까지 올랐으나 최근 3%대로 내려왔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동결하면서 은행 예・적금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은행 정기예・적금 자금 이탈은 현재 진행형이다. 5대 은행의 수신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870조 581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3862억원 줄었다. 이중 정기예금 잔액은 한달 전보다 6조1866억원 감소한 812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3943억원 줄어든 36조8367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달 20일까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1조2276억원으로 지난달(812조2500억원)에서 1조224억원 더 줄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36조8367억원)은 1270억원 감소한 36조70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주식과 펀드 등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일 기준 51조5218억원으로 한 달 새 7조원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해 10월 6일 이후 가장 크다.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도 같은 기간 39조원 증가했다. 주식형·채권형 펀드도 각각 4조1000억원, 2조원 늘어났다.


한편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5대 은행의 지난 1월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조8858억원 감소한 688조6478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161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3조3516억원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한 풀 꺾였지만 체감상으로는 여전히 높은 금리에 차주들이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 상환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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