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인터뷰
"전주을은 나의 '정치적 탯자리',
공약을 실제 성공으로 이끈 실적이
있다…실천력과 성공사례 봐달라"
내달 31일과 4월 1일 이틀간 실시되는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사전투표까지 불과 34일이 남았다. 이상직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하면서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 간의 정면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24일 도청사거리 인근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임정엽 무소속 후보가 인터뷰 중에 거듭 강조한 포인트는 "실사구시(實事求是)"였다. '로컬푸드 성공 신화'의 주인공답게 추진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정치개혁·민주회복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정권은 아집이며 독선"이라 규정한 임 후보는 현 정권 견제에 힘을 보태기 위해 당선 즉시 제1야당 복당을 공언하면서도, 민주당이 김대중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실사구시형 정당의 면모를 회복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임정엽 후보 정치역정의 출발점은 효자동·삼천동에서의 전북도의원 당선이다.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14일 간의 단식 끝에 지방자치제 실시를 이끌어내자, 임 후보는 이듬해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해 만 32세 최연소로 전북도의원에 당선됐다. 임 후보는 전주을(완산구 효자동·삼천동·서신동)을 "나의 정치적 탯자리"라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탯자리' 전주을 위한 '공약보따리'
"도심형 첨단산단, 젊은 일자리 1만개
삼천서 용이 나는 전주교육재단 설립
싱가폴·도쿄 못지않은 삼천르네상스"
이날 인터뷰에서 임 후보는 자신의 '탯자리' 전주을을 위해 준비한 '공약보따리' 중에서도 대표공약으로 △도심형 첨단산단 조성 △전주교육재단 설립 △삼천르네상스 사업 세 가지를 소개했다.
도심형 첨단산단 조성과 관련해 임정엽 후보는 "전주에 40명 가까운 젊은 청년들이 로라(LoRa)라는 사물인터넷(IoT)망을 활용해 시민의 안전을 챙기는 기업을 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ICT를 기반으로 수십억 원 매출을 올리는 지식정보 강소기업들이 많은데, 도심형 첨단산단을 조성해 이를 유치해내겠다. 이러한 지식정보 기반 최첨단 기업을 300개 유치하면 1만 개의 젊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주교육재단과 관련해서는 "옛날엔 전주가 교육도시라 개천서 용이 많이 났는데, 지금은 개천에선 미꾸라지도 나지 않는다. 교육도 경제적 뒷받침이 돼야하기 때문"이라며 "내가 완주군수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완주군의 1년 교육예산이 7억 원도 되지 않았는데, 6년이 지나서는 20배 이상인 150억 원을 확보했다. 중산층과 서민의 자녀들이 교육 혜택을 받아 삼천(三川)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전주교육재단을 설립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삼천르네상스 사업과 관련해서는 "삼천동의 삼천(三川)이라는 게 임실 신덕과 고덕산·모악산, 이 세 곳에서 흘러나온 내가 합류한다고 해서 삼천"이라며 "우리 삼천동·효자동·서신동을 관통하는 삼천의 르네상스로 사람이 북적이고 경제가 꿈틀대는 전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눈으로만 보는 수변공원이 아니라 캠핑장과 레저시설에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춰 '삼천이 있어 전주 사는 게 행복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만들고 싶다"며 "싱가폴의 다운타운코어, 도쿄의 리버시티21 못지 않은 우리만의 보물에 눈을 뜨자. 실사구시형으로 개발해 반드시 새로운 명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선거철에 이런저런 공약을 하지 않는 후보는 없다. 임 후보도 이날 "하늘의 별도 따다줄 것처럼 하는 게 선거"라며 웃었다. 다만 다른 후보들과 자신의 차별점은 '실적'에 있다고 강조했다. 후보의 공약을 넘어 그 후보가 기획력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공약을 실제 성공 사례로 이끌어낸 실적에 주목해달라는 당부다.
임정엽 후보는 "재정규모가 전국 85개 군 중 76등이었던 완주군을 4년반만에 1등으로 만들었다"며 "기업을 187개 유치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었다. 정치를 하면서 몇천 명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순증시킨 정치인은 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선 완주군수 시절의 획기적인 기획력과 실천력, 그리고 성공 사례가 있다. 그냥 말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나는 공무원이 써준 것을 한 게 아니라, 내가 기획해 공무원·주민들과 함께 성공시킨 구체적 사례와 실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임했다.
"윤석열정권 독선과 아집 너무 심해…
'재선거 회초리' 국민 무서움 알아야"
DJ청와대 출신, 당선되면 복당 약속
"주민 바람대로 '유능한 민주당' 기여"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자 대의대표다. 지역발전도 중요하지만 중앙정치에서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역할이 본령(本領)이다. 임 후보는 지난 18일 바쁜 시간을 쪼개 상경해 '용산 10만 시민집회'에 참석했다. 최근 펴낸 저서 제목 '로컬푸드에서 정치개혁까지'가 말해주듯, 그간 지역발전에 전념했다면 이제는 정치개혁에도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날 인터뷰 도중 임정엽 후보는 재선거를 준비하며 만난 전북도민·전주시민들의 현 정권을 향한 평가를 귀띔했다. "주민들 사이에서의 평가는 형편없다. 독선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며 "170석 제1야당이 있다면 대화를 해야하는 것인데, 그 간단한 대화조차도 못하겠다는 것은 아집이다. 국민이 뽑은 대의대표인 야당 의원들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이 대표와 같은 재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임 후보는 '성남FC 후원금'에 대한 제3자 뇌물죄 적용도 납득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역에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을 권유하는 지방정부의 적극행정을 범법행위로 내몬 것은 지방자치를 위축시키는 행위"라며 "그런 기준이라면 전국 모든 시장·군수·구청장을 구속해야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다만 그 자신 행정가 출신으로 단체장이 성공해야 지역민들의 삶이 나아지듯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국민이 잘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도 밝혔다. 오히려 4·5 재선거가 '민심의 회초리'로 작용해, 정권이 대화와 협치로 돌아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임정엽 후보는 "대통령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국민이 있겠냐. 대통령이 성공해야 국민이 편안해지니 모든 국민들은 대통령이 잘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그 바람을 외면하는 부분에 대해 이번 재선거에서 작은 회초리를 맞고,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깨달아 야당과 파트너십을 회복해 이해와 협조를 구하며 정치를 해나간다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확실히 호남 민심은 현 정권에 대해 싸늘하지만, 민주당을 향해서도 '예전의 민주당이 아닌 것 같다' 'DJ정신을 잃었다'는 우려가 회자된다. 김대중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재직했던 임 후보는 당선되면 복당해서 민주당이 다시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갖춘 유능한 실사구시형 정당으로 변모하는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DJ 청와대'가 화두에 오르자 임정엽 후보는 청와대 뿐만 아니라 대선기획단 때부터 같이 했던 설훈 의원, 윤호중 전 원내대표 등과의 인연을 떠올리더니,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 그런 큰 어른(김대중 전 대통령)을 아태재단에서, 대선기획단에서, 또 청와대에서 모실 수 있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국민보다 반 보(步)만 앞서가라"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되뇌이며 임 후보는 "그런 어른을 모실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나도 있었겠느냐.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긴 숨을 내쉬었다.
나아가 "지금은 당밖에 잠시 나와있으니 말하기가 대단히 조심스럽지만 '민주당이 부족했다'는 주민들의 지적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유능한 민주당이 되는 길에 노력하고자 한다"며 "유능한 민주당,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주민들의 바람을 헛되이 하지 않는 실천하는 민주당, 그런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부분이라도 역할을 하고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운천 '전북 예산 증액' 철저검증 예고
"그분 집권여당 의원일 때, 전북 예산
증가율 오히려 주저앉아…전국 증가율
5.1%인데 전북 증가율은 2.49% 불과"
4·5 전주을 재선거는 민주당이 무공천을 하면서 민주당 출신 임정엽·김호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집권여당에서는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 '쌍발통 협치 성과'를 내세우며 출마 여부의 최종 결심만을 남겨둔 상태다. 이와 관련, 임 후보는 재선거 과정에서 정 의원이 주장하는 '성과'를 팩트와 수치를 바탕으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임정엽 후보는 정운천 의원이 주장하는 전북 예산 증가 실적을 겨냥해 "그분이 처음 국회의원이 돼서 2017년도 예산안을 짠 2016년은 박근혜정부 때였는데, '힘있는 집권여당 의원'이라면서도 전북의 예산 증가율은 고작 3.2%에 그쳤다"며 "2017년에 문재인정부로 바뀌고나서야 2018년도 예산안에서 전북 예산 증가율이 5.03%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 예산 증가율이 2019년도 예산안에서는 7.06%, 2020년도에는 8.1%, 2021년도에는 8.7%, 2022년도에는 8.1%"라고 설명을 이어간 임 후보는 "그분이 다시 집권여당 의원이 된 지난해에 편성한 금년(2023년)도 예산안은 전국 예산 증가율이 5.1%인데 전북은 2.49%로 주저앉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금년도 예산안에서 강원도는 11%, 충청과 영남은 각각 9.4%와 8.7%가 늘었다. 우리 전북은 지금도 낙후돼있는데 이대로 가면 전국 최하위로 떨어질 판"이라며 "정말로 전북 발전에 진심이라면 현재도 의원인 사람이 사표를 내고 의원에 도전할 게 아니라, 그대로 있으면서 2024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 전국 증가율 평균보다 전북 증가율을 두 배 이상으로 높여보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모든 예산은 전년 대비 1원만 늘어도 항상 매해 최대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분이 주민을 하도 현혹하다보니 일부 믿는 분들도 있더라"며 "수치로 나와있는 팩트를 서로 묻고 답하며 검증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집권여당 의원으로 전북 예산을 많이 늘렸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말"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