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에올' 오스카 10개 부문 최다 노이네이트
A24 장르 영화 특화
호평 얻은 독립영화, OTT서 선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가 코로나19 시대에 독립 영화의 희망이 됐다.
2500만 달러를 들인 이 작품은 지난해 개봉 당시 10개 극장에서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에서 1억 742만 6264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흥행에 성공한 것에 이어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고,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으로 최다 노미네이트 되며 긍정적인 '이슈 메이커'가 됐다.
독립·예술 영화는 흥행과 영화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힘들다는 공식을 깨뜨린 단비 같은 영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제작사 A24의 작품으로, A24는 '문라이트', '룸', '플로리다 프로젝트', '미나리' 등 다양성 영화를 배급하며 미국 독립영화계를 주도하고 있다.
A24는 다양한 주제의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특히 장르 영화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더 위치', '유전', '미드소마', '세인트 모드', '멘' 등이 A24가 제작한 장르 영화다. 지난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뿐 아니라 호러 영화 '바디스 바디스 바디스'(Bodies Bodies Bodies), 슬래셔 영화 '펄'을 흥행시켰다. A24의 경쟁사 서치라이트에서도 '더 메뉴'를 개봉시켜 전 세계에서 7962만 8200만 달러를 벌었다.
'작지만 강한' 장르 영화가 효자 역할을 하면서 OTT에서도 촉각을 기울이며 판권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코다'를 2500만 달러에 사들여, OTT 최초 오스카 작품상이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도 했다. 올해는 넷플릭스가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 '페어 플레이'(Fair Play)의 전 세계 스트리밍 권리를 확보했다"라고 밝혔고, 애플도 선댄스 영화제 출품작 '플로라 앤 선'(Flora and Son) 판권을 구입했다. 두 작품 모두 각각 2000만 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OTT 입장에서는 예술과 수익을 취할 수 있는 작품을 단돈으로 선점하는 이점을 취하고, 영화들은 극장에서 상업 영화와의 경쟁 없이 OTT에 스트리밍 되며 비용 보전을 확보할 수 있다. 잘 만든 독립영화 하나로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OTT가 높은 금액에 거래하는 영화가 이제 더 이상 블록버스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페어 플레이'와 '플로라 앤 '이 OTT에 팔린 것을 두고 "환상적이지만 비극적인 아이러니"라고 평가하기도 했. 버라이어티는 "두 작품 모두 극장 영화이기에 작품을 향한 흥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라며 "충분한 논평을 얻지 못하는 것은 영화가 스트리밍으로 바로 이동할 때, 그들이 버뮤다 삼각지대로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인기 있는 영화를 시장에서 없애기 위해 2000만 달러를 지불한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