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건설 기업대출 비중 50% 육박
BIS 비율 14%대…지방銀 평균 밑돌아
JB금융그룹 내 핵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지난해 '이자 장사'로 높은 이익을 거뒀지만, 건전성 관리에는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두 은행의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다른 지방은행보다 열위를 보이고 있어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각각 2547억원과 207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 14%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두 은행의 작년 4분기 합산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기 대비 0.40%포인트(p) 오른 2.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0.25%p), 경남은행(0.15%p), 대구은행(0.35%p) 등에 비해서도 높은 성장세다.
이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간 차익)을 높게 가져갔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각각 4.12%p, 6.40%p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은행(1.52%p), 경남은행(1.71%p), 대구은행(2.69%p) 등 다른 지방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두 은행이 부동산 경기에 집중된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잠재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수익성에 치중한 나머지 건전성 비율 관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기업대출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전체 기업 대출에서 부동산·임대와 건설업을 합한 비중은 각각 49.7%, 49.9%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부산은행(37.3%), 경남은행(23.2%), 대구은행(18.6%) 등 다른 지방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두 은행의 부동산 PF 여신이 늘어난 것도 부실 우려를 가중하는 요인이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 대출로 전년보다 27.5%나 증가한 5208억원을 기록했다. 전북은행도 전년보다 6.9% 늘어난 4406억원을 올렸다. 대기업대출로 잡히는 부동산 PF가 늘어난 게 결정적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은행은 자본적정성 지표마저 다른 지방은행보다 열위를 보이는 실정이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14.07%를 기록하면서 14%대를 나타내고 있다. 전북은행도 지난해 말 BIS 자기자본비율로 14.64%를 기록하면서 16%대를 나타냈던 1년 전보다 1.85%p나 하락했다. 부산·경남·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평균 BIS 비율(16.07%)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여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만큼, 부실에 대비한 선제적 자본확충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 비중이 자산에 비해 꽤 높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방은행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