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세계 랭킹 1위 박지원(27·서울시청)이 한국 빙상의 자존심을 지켰다.
박지원은 1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서 2분17초792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은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이 부상 및 컨디션 저하로 인해 태극마크를 반납한 사이, 올 시즌 월드컵에서 14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랭킹 1위에 올랐다.
레이스 초반 뒤에서 기회를 엿본 박지원은 9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2위까지 한 번에 치고 나갔고 6바퀴를 남기고서는 선두로 등극, 이후 스피드를 높이면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앞서 열린 여자 1500m에서는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이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최민정은 여자 1500m 결승서 2분31초448에 골인, 네덜란드 쇼트트랙 강자 쉬자너 스휠팅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 초반 뒤로 물러서 체력을 비축한 최민정은 7바퀴 남긴 상황서 기어 변속에 나섰고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갔다.
남은 3바퀴부터는 스휠팅과 최민정의 고속 질주 레이스로 전개됐다. 최민정은 직전 주로에서 급격하게 스피드를 올리는 전략으로 스휠팅을 제치려했으나 상대 역시 혼신의 힘을 다했고 결국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최민정은 이후 열린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이탈리아 베티 키아라와 충돌하면서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함께 여자 500m에 출전한 김길리, 심석희 역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다음으로 중요도가 높은 대회로 국내에서의 개최는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이에 지난달 27일에는 입장권 예매 시작 1분 만에 온라인 판매분 2500장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