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능력 과시?…北, 잠수함서 순항미사일 발사

탐지 어려운 순항미사일을

은밀 기동하는 잠수함서 발사

핵탄두 탑재 가능성 시사

13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매체들은 전날 새벽 동해상에서 잠수함을 동원해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전쟁억제력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잠수함을 동원해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낮은 고도로 변칙 기동하는 특성을 가진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하며 '보복능력'을 과시한 모양새다.

13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매체들은 전날 새벽 동해상에서 잠수함을 동원해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은 '8.24영웅함'으로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설명이다.

8·24영웅함은 지난 2016년 8월 24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북한의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 수중 발사를 진행한 고래급(2000t급) 잠수함이다.

8·24영웅함은 재작년 10월과 작년 5월 소형 SLBM을 발사한 플랫폼으로도 알려져 있다.

통신은 "발사 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공화국 핵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구성 부분으로 되는 잠수함 부대들의 수중대지상공격작전태세를 검열·판정했다"고 밝혔다. '핵억제력'을 언급하며 순항미사일에 핵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이 동해에 설정된 1500km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s(2시간6분3초)~7575s(2시간6분15초)간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중발사 훈련을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노골화되고 있는 현 정세를 시종 압도적인 강력한 힘으로 통제·관리해나갈 우리 군대의 불변한 입장이 명백히 표명되었고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수단들의 경상적 가동태세가 입증되었다"고 부연했다.

13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매체들은 전날 새벽 동해상에서 잠수함을 동원해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주장에 따르면, 잠수함에서 발사된 핵미사일이 동해상에서 2시간 넘게 날아다닌 셈이지만 우리 군은 하루가 지나서야 대략적 내용만 공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어제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 북한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미상 미사일을 포착했다"면서도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잠수함을 활용한 미사일 발사 정황은 인지했지만, 순항미사일 발사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순항미사일과 관련해선 남북 군 당국의 '진실게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3일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순항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군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까지 동원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사일 생존력 극대화를 꾀하려는 취지라고 평가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여러 종류의 미사일에 대한 발사 방법과 발사 지점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미사일 탐지 및 요격 가능성을 최소화해 생존력을 높여 2격(보복) 능력, 억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개된) 사진상 이번 발사는 엄격히 말해 수중발사가 아니라 어정쩡한 수심에서 발사한 듯 보인다"며 "순항미사일도 일정 수면 밑에서 수중발사가 가능한데 아직 (기술이)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듯하다. 아마도 이렇게 발사하면 잠수함이 노출돼 생존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매체들은 전날 새벽 동해상에서 잠수함을 동원해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