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크레디트스위스, UBS가 32억 달러에 인수

CS, SVB 파산 여파에 위기 고조

美 재무 "금융 안전 지원 환영"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가 인수하기로 했다. 월요일 세계 금융시장의 '블랙 먼데이' 사태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스위스 연방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 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인수 총액은 32억3000만 달러(약 4조2300억원)다. UBS는 CS인수로 약 53억 9780만 달러(약 7조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소식통 3명에 따르면 UBS가 이날 협상과정에서 최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제안했으나 CS 측이 인수가격이 낮아 은행과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후 스위스 당국은UBS에 손실 보상으로 최대 90억 스위스프랑(약 12조7000억원)을 지원한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최대 1천억 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랄프 해머스 UBS 현 CEO가 계속해서 맡을 예정이다.

CS는 UBS와 함께 금융 강국 스위스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으로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한 곳이다.

앞서 지난 10일 CVB가 유동성 문제와 자금조달 실패 속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며 붕괴된 이후 CS도 여파를 받았다. 특히 고객자금 유출, 돈세탁 연루. 투자 실패에 이어 내부통제의 결함이 드러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스위스 당국은 CS가 무너질 경우 세계 경제에 SVB 파산보다 더 큰 충격을 미칠 것을 우려하면서 UBS의 CS 인수 추진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위스중앙은행은 지난주 CS에 540억 달러(약 71조원)의 자금을 지원했으나 위기가 수그러들지 않자 UBS의 CS 인수를 추진했다.

UBS의 직전 제안에는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인 신용스프레드가 급등하는 등 회사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거래를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지만 이번 합의에서는 해당 조건이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당국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국제적인 카운터파트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