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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수입주류 1위까지’…와인, 유통 총수들도 홀렸다


입력 2023.05.16 07:18 수정 2023.05.16 07:1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시장 대중화되면서 연 2조원 규모로 확대

단순 수입에서 생산, 판매까지 수직계열화 추진

해외 와이너리 인수에 총수들도 가세

지난달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맥주박람회 및 와인&로컬 드링크 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한 해 2조원 규모로 커진 와인시장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호식품에서 대중화되는 등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단순히 완제품을 수입하던 것에서 벗어나 해외 와이너리를 인수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담당하는 수직계열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와인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조원까지 성장했다. 코로나19 이전 1인당 0.8병이던 와인소비량은 지난해 1인당 2병까지 늘었다.


와인은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주종으로 현재 국내 수입 주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액은 2019년 2억달러에서 작년 4.7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와인 전문 수입사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현재는 롯데, 신세계, 현대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 대기업들이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특히 유통 총수들이 직접 공을 들이면서 향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에서 와인은 온라인 유통의 공세에 맞서 고객들을 매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법 상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는 온라인으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이나 구매는 할 수 있지만 상품 수령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만 가능하다.


와인은 소비의 큰 손으로 불리는 MZ세대 선호도가 높은 만큼 다른 상품의 연계 매출 증가에도 효과적이다.


이미 유통 대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들을 동원해 와인 전문 매장을 경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자사 대형마트를 통해 각각 보틀벙커와 와인클럽을, 마트가 없는 현대백화점은 아울렛을 통해 와인리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총수들도 와인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해외 와이너리 인수에 직접 공을 들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총수들의 개인 인맥이나 네트워크를 동원해 한층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작년 2월 3000여억원을 들여 미국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했다.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정용진 그룹 부회장은 당시 나파밸리를 직접 방문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도 그룹 음료‧주류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롯데칠성음료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인수합병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는 내달 1일 와인 수입사인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할 예정이다. 해외 고급와인을 수입해 갤러리아백화점 와인 매장인 '비노494'에 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외식, 육류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와인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작년 12월 미국 법인을 통해 나파밸리 소재 와이너리 '세븐 스톤즈'를 인수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에서 올 3월 인적분할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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