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판정사업’…국내 축산물 경쟁력 향상
가치체계 재설정…미래 핵심 사업 강화
지속가능성에 집중…국민 먹거리 ‘안전’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축산물 등급판정 및 품질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34년 차를 맞이하는 ‘베테랑’ 평가원으로 국내산 축산물 위생·안전관리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 유통정보 조사 등 정부 위탁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축평원은 소와 돼지, 닭, 오리 계란, 말 등 국내 축산 전반을 연구·조사하고 있다.
축산 미래를 선도하는 축산유통 전문기관이라는 비전 아래, ▲축산유통 조사·분석 및 통합관리체계 강화 ▲축산물 품질평가 데이터 활용 및 품질평가체계 혁신 ▲효율적 이력관리를 통한 축산물 안심 소비환경 조성 ▲혁신 기반 공익·효율균형성과 창출 등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축평원은 1실, 5본부, 16처, 1팀 체제를 갖추고 있다. 서울, 경기, 강원, 대전·충남, 충북,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제주 등 우수하고 안정적인 총 10개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축산물 품질과 안전성은 국민 먹거리에 직결된 주된 관심 대상이다. 축산물 시장개방과 육류 소비수준 향상에 부응하기 위해선 품질향상과 대외 경제력 강화에 신경 써야 한다.
변화하는 축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산 주요 가축 및 축산물 사육·유통 이력관리는 필수다. 축평원 내 다양한 본부와 부처, 지원 등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거래 표준을 제공해 공정한 유통질서를 만들고 있다. 축산물 이력정보를 통해서도 신뢰를 높이고 있다.
“국민이 안심하는 축산물”…먹거리 책임지는 등급·이력·유통
우리 축산물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진행 중인 축산물 등급판정 사업은 1992년 등급판정 시범사업을 거쳐 축산법 개정 후 소·돼지 대상으로 의무화했다. 이어 계란과 닭고기, 오리고기, 말고기 등은 자율적으로 꿀은 시범사업으로 품목을 확대했다.
특히 축평원은 전국 189개 도축장·도계장 등에 품질평가사 271명이 파견을 나가 근무하는 특수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도축장 노동자 보호를 위해 안전 점검을 하고, 위험요소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에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이 2010년 63.1%에서 2016년 67.8%, 2022년 75.2% 등으로 품질이 향상되고 있다. 돼지도 2007년 32.6%에서 2021년 67.3%로 크게 올랐다.
등급판정 결과를 유통거래 지표로 연계해 투명한 유통시장 조성에 이바지하며 소비자 품질 선택권을 강화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소 등심영상 분석장비 개발, 돼지 기계분석 확대, 계란 비파괴 신선도 측정 연구 등 기반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산 주요 축산물 사육·유통단계별 정보를 기록·관리 공유해 방역 효율성 및 소비자 신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축산물 이력관리 사업 총괄은 농식품부가 맡고 있고 축평원은 소(유통), 돼지(일반돈), 닭·오리·계란 이력관리를 위탁받아 수행 중이다.
이력번호를 철저하게 축산물에 표시하고 생산·유통·소비까지 모든 이력 정보를 온라인상에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성을 제고 하고 있다. 축산물 이력정보 조회수는 지난해 13만6000건을 웃돌았다.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국민 알권리 증진을 위해 가축 및 국내외 주요 축산물 유통정보 수집 및 가격 제공으로 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확대했다.
축산유통 디지털 전환은 현 정부 국정과제다. 축평원은 온라인경매 시스템을 구축 및 시범 운영해 도매시장 유통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현재 국내 시범 도매시장은 총 4곳이다. 또 축산물 원패스, 통합정보시스템 등 수요에 맞춘 서비스 보급으로 국민 편의성 및 정책 효율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축산물 온라인경매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지육에 대한 영상이나 사진, 등급판정, 도체분석정보 등을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 원격으로 경매 참가가 가능하다.
‘디지털 전환’으로 축산업 미래 기반 마련
올해 벌꿀 등급제 시행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본사업 추진 준비를 위해 등급판정 대상 축산물에 벌꿀을 추가했다. 품질검사기관 지정·운영, 법령 정비와 전산시스템 구축 등 운영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귀한 꿀인 만큼 위·변조 판별과 천연 꿀 품질평가를 위한 분석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구분하기 어려운 사양꿀과 천연꿀에 대한 정확한 품질정보와 등급제 효과에 대한 홍보도 진행한다.
품질평가와 모니터링을 수행할 전문 인력확보를 위해 순차적으로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이행주체별 교육편람을 제작·배부할 계획이다.
품질평가 과학화를 위해 소 등심 영상 분석장비를 활용한다. 인공지능(AI) 학습데이터 수집과 현장 테스트 추진 및 외부 전문가 기술 자문을 통해 사업 고도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모돈 이력제 시범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출하 품질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돼지 유전능력 서비스 제공으로 사양 관리 정보 연계도 돕는다.
올해 온라인경매 시범사업 시행 도매시장을 확대한다. 올 하반기에는 도매시장·도축장 3곳을 새로 뽑아 온라인경매 인프라를 지원할 계획이다. 고화질 이미지와 다양한 데이터 제공으로 경매 환경을 개선한다.
축산 유통정보 서비스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축산물 이력 정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 등 이동통신 관련 정보제공 채널을 확대했다.
축산물 이력정보 앱에서 이력번호를 조회하면 사육부터 유통단계까지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달부터 간편조회 기능이 추가돼 소비자가 축산물을 구매할 때 간편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소·돼지·닭·오리 농장은 가축 출생·사육현황·이동 등 신고가 필요한 경우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를 통해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접수 완료된 신고 결과도 받아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축산환경 발판 마련을 위해 저탄소 인증제 시범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축산물 생산과정에서 저탄소 축산물 인증사업 표준화 모델 구축을 통해 참여 농가 확대 및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춰 기관별 농장정보 일원화 작업을 진행해 축산업통합정보시스템을 활성화한다.
축평원 구성원이 기관 5대 핵심가치 안전·상생·공정·혁신·실용 등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KAPE(축산물품질평가원)형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한다.
기존 고유사업 중심 부서 편성을 고유사업 총괄부서와 사업을 지원하는 기능별 부서로 재편성해 운영한다. 인력 여건과 인사 트렌드를 반영한 인적자원 관리 개선을 위해 인사관리에서 인사정책으로 개념을 확대한다.
아울러 임원, 전문가가 참여하는 ESG 위원회 운영으로 환경에 이바지하는 축산업 선도 노력 등 사회적 책임 완수와 신뢰받는 경영구조 확립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 “축산 유통 발전으로 경쟁력 강화 전환점을 마련하겠다”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은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보였다. 지난해 8월 축평원장으로 취임 이후 조직 혁신을 위한 업무 시스템 정비에 힘써왔다. 그동안 업무, 구조, 인사, 절차 등 4가지 분야에서 조직을 진단하고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뒀다.
박 원장은 행시 35회 출신으로 공직 입문 뒤 30여년간 농업 분야에서 땀 흘리며 뛰었다. 오랜 공직 생활 중 수습 기간 때 만들었던 농산물무역코드(AG)는 지금도 농식품무역통계에 사용되고 있다.
박 원장은 “최근 수입시장이 더욱 개방되고 동물복지, 저탄소와 같은 가치 중심 소비가 확대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축산 유통환경에 대응하고자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축산 여건과 전망을 바탕으로 조직과 이사회를 개편했다. 사업 중심 조직을 정책과 기능 중심으로 나눴고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게 당연직 비중을 축소하고 선임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박 원장은 ESG 경영 실현에도 앞장선다. 축평원은 올해 3월부터 정부 주도하에 저탄소 축산물 인증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적정 출하두수와 사육두수 등 인증 요건을 심사해 저탄소 농가 확산을 유도하고 탄소 중립 실천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사회분야에 관련해서도 일자리 창출, 안전, 상생 협력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이 중 ‘안전’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축평원 주요사업이 국민 먹거리 안전과 밀접할 뿐만 아니라 근무 환경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안전보건관리반을 신설해 선제적 위험요인을 발굴하는 등 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축평원은 축산데이터 중심기관으로서 데이터 간 연계·활용을 높이고 축산 유통 부분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축산업이 발전하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