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배구리그 우승팀 스포르팅 클럽에 1-3 패배
상대 에이스 카제미, 서브에이스 7개 포함 42득점 맹활약
한국 대표로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대회에 출전 중인 대한항공이 5~6위 진출전에서 패하며 7~8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20일(현지시각) 바레인 마나마에 있는 이사(ISA) 스포츠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5~6위 진출전에서 2022~23시즌 쿠웨이트 배구리그 우승팀인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쿠웨이트)에 1-3(26-28 25-21 32-34 23-25)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E조 4위 바양홍고르(몽골)와 F조 3위 사우스 가스 스포츠 클럽(이라크) 간의 맞대결에서 패한 팀과 21일 7~8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이란 국가대표인 카제미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카제미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서브에이스 7개 포함 42점을 올려 승리를 이끌었다. 공중에서 몸을 틀어서 공을 때리는 특유의 동작에 대한항공 블로커들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1세트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란 국가대표팀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출신인 사베르 카제미를 단기 계약으로 영입한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은 카제미 위주의 단순한 공격 전술로 대한항공에 맞섰다. 대한항공은 다시 주전으로 출격한 임동혁의 공격이 불을 뿜었지만, 너무 자주 나온 범실 때문에 1세트를 어렵게 풀어갔다.
특히 수비나 연결 등 조직력이 필요한 순간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22-21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상대 공격호흡이 맞지 않아 그냥 넘겨준 볼을 리베로 오은렬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고, 결국 공격도 시도하지 못하고 그냥 넘겨줬다가 반격을 허용했다. 결국 듀스에 돌입했고, 26-26에서도 오은렬이 상대가 공격 없이 그냥 넘겨준 볼을 코트 후방에서 걷어내지 못하고 점수를 허용했다. 결국 이어진 상황에서 임동혁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1세트를 내줬다.
대한항공은 2세트 초반 7-4로 앞섰지만, 카제미에게 서브 에이스를 3개나 연달아 허용하면서 또 다시 접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19-19에서 손현종의 시간차와 임동혁의 전위 오픈 공격이 연이어 터지며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23-21에서 나온 손현종의 결정적인 서브 득점과 카제미의 공격범실로 2세트를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승부의 향방을 가른 3세트. 대한항공은 또 다시 듀스 접전 끝에 패했다. 세트 중반까지 9-14로 뒤지던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연속 공격과 손현종의 블로킹으로 연속 4점을 솎아내며 13-14까지 추격하며 힘을 냈다. 카제미를 앞세운 쿠웨이트의 파상공세에 다시 16-2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상대 범실에 힘입어 22-24까지 따라붙었다. 카제미의 공격이 블로커 터치아웃됐으나 틸리카이넨 감독이 카제미의 네트터치를 포착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카제미가 네트에 닿은 것으로 나오면서 극적으로 듀스에 돌입했다.
3세트 듀스는 임동혁과 카제미, 아포짓 스파이커 간의 맞대결 양상으로 펼쳐졌다. 결정력에 앞선 것은 카제미였다.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하다 임동혁의 공격을 걷어낸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은 곧바로 카제미에게 공을 올려 리드를 되찾아왔고, 이어진 수비에서 임동혁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기어코 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대한항공이 시종일관 2~3점차로 앞서며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가는 듯 했다. 그러나 카제미는 이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
대한항공이 23-22로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카제미의 서브. 이 로테이션만 넘기면 대한항공의 4세트 승리가 유력해보였지만, 카제미의 서브 두 방이 연달아 대한항공 코트를 강타했다. 순식간에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의 매치포인트로 바뀐 상황. 카제미는 또 다시 강서브를 날렸고, 대한항공 리시버들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그의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공격도 시도하지 못하고 그냥 넘겨줘야했다. 카제미의 후위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은 예상외의 속공을 구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주포 임동혁이 팀 전체 공격(122개) 중 절반에 가까운 57번의 공격을 시도해 54%의 성공률을 보이며 블로킹 1개, 서브 득점 2개 포함 34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이준(14점, 블로킹 2개)과 손현종(12점, 블로킹 1개, 서브득점 1개)도 나름 준수한 활약을 보였지만, 36개에 달하는 범실이 치명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