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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여론 반전시킨 사진 한 장…대구MBC 무개념 인터뷰 논란


입력 2023.05.29 15:39 수정 2023.05.30 00:24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30대 남성이 비행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비상문을 개방한 사고와 관련, 승무원들의 의연한 대처가 큰 피해를 막았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사고 초기 대구MBC를 통해 한 남성 승객이 승무원들의 대처를 비난하는 인터뷰가 방송되며 비난의 화살이 아시아나를 향할 뻔 했으나 비상문을 막아선 한 여성 승무원의 사진이 공개되며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 28일 대구국제공항 관계자가 촬영해 연합뉴스 등 언론사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사고 항공기의 열린 비상구 출입문에 한 승무원이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장면은 항공기가 착륙한 이후에 촬영된 것으로, 승객들이 열린 비상구로 접근하다 다치는 일이 없도록 승무원이 막아서는 모습이다.


또 다른 사진을 보면 해당 승무원이 열린 비상구를 뒤로 한 채 승객들을 안내하는 모습이 보인다. 항공기에서 내리기 위해 복도를 이동하는 승객들에 떠밀릴 경우 자칫 뒤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 아찔한 장면이다.


항공기에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모든 승객이 안전하게 내릴 때 까지 끝까지 항공기에 남아 위험을 무릅쓰는 승무원들의 투철한 직업의식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문을 막아선 채 승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문을 막아선 채 승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비록 비행 중 비상구가 개방된 급박한 상황에서의 장면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이 장면만으로도 승무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지난 26일 사고가 발생한 비행기에 탑승했던 남성 승객 A씨는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며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냥 자포자기 상태”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아시아나 승무원들의 미흡한 대처를 비난하는 발언이었으나 이 남성은 ‘무식하다’, ‘거짓 선동이다’ 등의 비난을 들으며 역풍을 맞고 있다.


비행 중인 항공기의 비상구가 열리면 기압에 의해 다시 닫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모르고 무작정 비난만 쏟아냈다는 것이다.


나아가 비상구를 개방한 피의자를 제압한 승객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승무원들의 의연한 대처가 알려지며 A씨를 향한 비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뷰를 여과 없이 방송한 대구MBC 역시 도마에 오른 건 마찬가지다.


대구MBC의 아시아나항공 사고기 탑승객 인터뷰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대구MBC의 아시아나항공 사고기 탑승객 인터뷰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대구MBC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재까지 인터뷰 영상을 공개해놓고 있다. 해당 영상 밑에는 A씨와 대구MBC를 비난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려 있다.


자신을 피의자 잡는 데 협력한 시민 3명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랜딩하자마자 승무원들이 피의자를 통제했고, 185cm 이상 키에 몸무게가 120kg은 넘어 보이는 피의자가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해서 승무원 4명이 딸려가는 상황에 저와 다른 남성 승객 2명이 끌어당겨 압박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를 향해 “인터뷰 하신 분은 뭐하셨습니까. (피의자 제압에 협조한 3명을 제외한) 전부 우왕좌왕하며 자리 지켰던 분들”이라며 “승무원 분들 충분히 할 도리 다하셨다. 사실관계 제대로 알고 인터뷰 하라”고 비난했다.


A씨가 ‘무사히 착륙한 뒤 승객들이 박수치고 기도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거짓말 좀 하지 마라. 그냥 다 놀라서 조용히 내렸다”고 일축했다.


다른 이들도 A씨를 향한 비난에 동참했다. 한 누리꾼은 “이런 무식한 **의 인터뷰를 듣는다니...착륙 중에는 그 어떤 사람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인터뷰 하신분은 평소 말 할때 한번더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세요. 본인의 무지함이 탄로 납니다”라고 꼬집었다.


인터뷰를 한 A씨의 발언이 거짓 선동이라며 아시아나에서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대구MBC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누리꾼은 “인명사고 없이 무사히 착륙하도록 대처한 기장이랑 승무원들을 칭찬을 못할망정 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마치 모든 승객을 대변하는 것처럼 여과없이 내보내는 언론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인터뷰 하신 분의 인터뷰 내용도 부적절하고 팩트체크 없이 이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방송국도 부적절해보이네요”라고 비난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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