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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불면증은 가라!”…상추 ’흑하랑’으로 쾌면・숙면・꿀잠 문제 없어 [新농사직썰-월령가⑦]


입력 2023.07.06 06:30 수정 2023.07.06 06:30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수면 효과 락투신 다량 함유

고수익으로 재배 농가 확대

일본 수출 등 지역 효자 상품


잠을 잘 잔다는 것은 복이다. 현대인은 이런 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그렇다면 천연 기능성 소재인 상추 '흑하랑'에 주목해보자. 흑하랑은 인위적 수면을 유도하지 않고 쾌면과 숙면을 유지해준다. 올 여름은 흑하랑과 함께 열대야를 이겨보자.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처음 잠 오는 상추를 취재 하자는 제안이 왔을때만 해도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아무리 기능성 소재 발굴에 차별화를 둔다고 하더라도 상추로 잠을 잔다니. 도무지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지 못했다. 흑하랑은 그런 존재였다. 현장에서 실물을 접했을때도 그냥 ‘상추’였다. 과연 이 채소가 꿀잠을 유도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흑하랑은 이런 생각을 비웃기라고 하듯 확실한 수면 효과로 소비자들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올 여름에는 잠 못드는 열대야에 흑하랑과 함께 쾌면을 경험해보자.”


현대인에게 불면증은 매우 흔한 질병이다. 불면증은 전체 인구의 30~48% 정도가 경험하고 있다. 3개월 이상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고 이로 인해 낮 동안 피로감, 집중력장애, 낮졸림증, 감정적인 변화 등 불면증으로 활동에 지장이 가는 인구는 1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질 좋은 수면을 위한 각종 기능성 식품과 재료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수면을 유도하는 상추 ‘흑하랑’의 잠재가치는 매우 높다. 이런 흑하랑 잠재가치에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착즙기 제조업체인 ㈜휴롬이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휴롬과 두 번의 업무협약을 통해 2017년 농가실증시험, 제품개발, 효능검정을 추진하고 2018년 계약재배를 통해 숙면주스가 최초로 유통됐다.


장서우 전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 연구사는 “상추는 그냥 다 똑같은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상추도 많은 품종 개량이 이뤄져 왔다”며 “기능성분 함량이 높은 수집종을 모아 육성하다가 락투신이라는 항스트레스 성분에 주목하게 됐다. 그 결과 락투신 함량이 높은 흑하랑을 육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함평에서 재배 중인 흑하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수면제 아닙니다”…좋은 수면을 유도하는 흑하랑


흑하랑 상추는 기능성 프리미엄이 적용돼 일반 상추 대비 1.5~8.5배 높은 단가로 거래되고 있다. 가공 원료화에 따른 일시수확으로 노동력을 25% 줄여줘 농가 고소득 품목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도 내 농가소득 안정 방안으로 ‘흑하랑 상추 공동 생산자 연합회’에 고유 상표(흑하랑, 꿀잠상추 흑하랑) 사용을 허락해 생산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외부 기업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흑하랑 품종 활용은 지난 2017년 휴롬과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6개 업체와 민관협력 체계를 구성해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흑하랑 티백차와 양갱 제품은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에서 현지 테스트 중이고 해외 유통업체가 직접 해당 나라에 맞는 고유 제형의 상품 개발도 한창이다.


장 연구사는 “향후 수출이 늘고 건강기능성 원료 전문기업체 5곳에서 진행 중인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성 인증 제품이 순차적으로 출시되면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1000억원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형 개발 및 시범유통, 전문생산단지 중심의 대용량 가공시설 구축, 도 내 의학전문기관과 협업을 통한 의약 소재화, 해외 종자유출 방지를 위한 품종 고유 분자마커 개발 연구도 함께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흑하랑은 단순히 잠을 오게하는 인위적인 수면제가 아니다. 우리에게 오래전부터 식탁에 오른 채소인 상추다. 천연 식물성 소재인 만큼 중독성이 없다. 여기에 신경안정과 숙면 효과가 있는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보다 124배 풍부하다.


흑하랑 잎은 좁은 타원형과 편평한 모양이다. 엽색은 흑적색으로 안토시아닌 색이 잎 위쪽으로 고르게 퍼져 있다. 락투신이 다량 함유 돼 있어 쓴맛이 강하다. 전남농업기술원은 흑하랑의 쓴맛을 잡기 위해 유자 등 지역특화작목과 연계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철환 전남 흑하랑상추 생산자연합회장(영농조합법인 나비팜 대표)이 흑하랑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전남 특산물로 주목…재배 농가 많아져야


전라남도는 최근 급격히 커지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변화에 발맞춰 천연 소재로서 숙면 효과가 있는 흑하랑 품종 육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전문특화단지 조성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도는 올해부터 ▲토종 개량 흑하랑 상추의 재배단계에서 기능성분 품질 규격화와 가공 전문 특화단지 조성 ▲민관협력 기능성 제품 다양화 ▲AI 기반 수면 의약 플랫폼 구축 관련 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흑하랑은 지난 2018년부터 전남농업기술원에서 현장실증-시범사업-정책사업을 통해 전문 재배단지를 육성해 왔다.


이와 함께 원료 재배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고유 상표(흑하랑, 꿀잠상추 흑하랑)를 개발하고 ‘흑하랑 상추 공동 생산자 연합회’를 통해 사용하여 생산자가 원료 주도권을 가지고 외부 기업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앞으로 ▲시장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 및 시범유통 ▲전문생산단지 중심 대용량 가공시설 구축 ▲도내 의학전문기관과 협업을 통한 기능성 개별인정형 원료 확대 ▲해외 종자유출 방지를 위한 품종 고유 분자마커 개발 등 연구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박홍재 전남도농업기술원장은 “최근 건강기능성 원료 시장에서 수면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소재를 바라는 소비자 요구와 일치하면서 흑하랑 상추가 천연 식물성 소재로서 수면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며 “고도화 사업으로 원료가공과 제품생산까지 가능한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하고 더 나아가 의약 산업화까지 확장해감으로서 지역 자체 개발 품종인 흑하랑 상추가 지방소멸에 대응할 농촌 재생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와 협력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흑하랑 성공 사례는 개발 초기부터 농가지원, 판로 확대까지 참여한 장서우 연구사를 빼놓을 수 없다. 장 연구사는 ‘흑하랑 어머니’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흑하랑의 성과를 인정받아 농촌진흥사업 농업기술대상 평가에서 ‘농업기술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김철환 회장이 재배 중인 흑하랑 생산시설 전경.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농업 기술대상은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농업분야 최고의 상이다. 농업과학기술 개발 및 확산을 통해 농업인 소득증대, 국민 생활여건 향상 등에 기여한 연구사에게 주는 상이다. 장 연구사는 ‘기능성 상추 흑하랑 개발 및 수면건강제품 산업화’ 연구실적으로 농업현장(개인분야)에 응모해 지방기관 최초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또 2012년부터 토종 엽채류 기능성 품종 육성 연구에 몰두해 흑하랑을 비롯한 청하랑, 청하랑2 상추를 육성하고 기업체 수요와 생산 농가의 여건에 맞는 협업으로 잎상추뿐만 아니라 가공제품화,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성 원료화까지 추진하면서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한 점도 인정받았다.


장 연구사는 “앞으로 숙면가공제품으로 국내외 소비시장을 확장해 갈 수 있는 의약분야 연구와 원료용 식물자원 보호조치 방안 강구 등 농가의 실질소득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연구사는 이어 “흑하랑 재배는 일반 상추보다 까다롭다. 잎수확 무게도 덜 나간다. 그래서 처음 전남 5개 군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2개 군만 재배하고 있다”며 “흑하랑의 가치와 수익성을 볼 때 충분한 상품성이 있다. 재배 농가가 많이 육성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집적단지 조성 등 전문시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입소문 타고 일본까지…해외 시장도 순풍


흑하랑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일본에 첫 수출하는 쾌거를 맛 봤다. 흑하랑 차와 반가공 분말 제품 등 3종 3800만원 규모를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넜다.


전남농업기술원은 6월 26일 동함평산업단지에 위치한 ㈜천지운에서 전남도 개발 기능성 상추 흑하랑 가공제품 일본 수출 상차식을 열었다. 이번에 수출되는 가공제품은 흑하랑 차·흑하랑-유자C 젤리스틱·흑하랑 반가공 분말 제품 등이다.


전남농업기술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일본 수입업체와 생산자연합회, 가공업체, 유통업체가 협력한 성과다. 기능성 상추 흑하랑은 2021년 프리미엄 상추로 현대백화점에 입점한데 이어, 현재 18개 가공업체가 분말·티백·젤리 등 30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소비자들 관심이 더해져 기능성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추세다.


전남도 내 흑하랑 상추 생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 30ha, 35농가에서 500여t을 생산했다. 앞으로 기능성분 최대화를 위한 표준 재배기술 정립과 함께 수출 확대와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 시장 수요에 맞춰 재배면적을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 일본으로 수출이 시작된 흑하랑-유자C 제품. 유자추출액으로 흑하랑 고유의 쓴맛을 낮춰 기호성이 좋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일본 현지 수입업체인 CROSSHI는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지 유통업체다. 흑하랑 전용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온라인 쇼핑몰 방문페이지, 신문, 잡지, SNS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판매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수면의 날’을 지정해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면서 14조원 수면산업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흑하랑 수출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흑하랑 수출은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해외 기능성 식품 관련 박람회에 참여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FDA승인, 아마존 등재를 끝마쳤다.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도 흑하랑 정보가 검색되는 제휴를 맺었다.


올해는 흑하랑 상표, 품종, 특허권 등 해외 출원 또는 보호방안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일본과 중국에 수출하는 흑하랑의 경우 오는 10월까지 제품 브로셔, 제품 규격 리뉴얼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수출 대상국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 고도화 연구 지원도 나설 방침이다.


장 연구사는 “흑하랑은 건강하게 질 높은 수면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좀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며 “흑하랑의 락투신이 수면유도제 원료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7월 13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⑧]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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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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