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은 투수도 그의 타격을 칭찬했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펼쳐진 ‘2023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말 MLB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2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좌완 선발 라이언 웨더스의 패스트볼(시속 156㎞)에 힘차게 배트를 휘둘러 좌측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잘 맞은 홈런 타구는 시속 153km를 찍었다. 비거리 109m.
‘빅리그 3년차’ 김하성의 시즌 17호 홈런이자 MLB 데뷔 이래 첫 만루홈런이다. 홈으로 들어오는 김하성을 맞이하는 동료들은 환호했고, 홈 팬들은 ‘하성 킴!’을 외쳤다.
“빠른 공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들었던 김하성은 이날 만루홈런 외에도 몸쪽으로 들어오는 강속구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약점을 지워가고 있다.
홈런을 허용한 투수도 인정했다. 경기 후 선발 웨더스는 MLB.com 등을 통해 “내가 던지고자 한 곳에 던졌는데 김하성이 잘 쳤다. 뛰어난 스윙이었다”고 평가했다. 웨더스는 샌디에이고 시절 김하성과 인연이 있는데 경기 후 김하성을 만나 인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만루홈런 외에도 2루타와 도루로 홈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던 김하성은 이날 샌디에이고 구단 최초로 한 경기 만루 홈런-2루타-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이날은 ‘김하성 데이’로 지정하고 입장 관중에게 김하성 보블헤드 인형을 증정했다.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된 김하성은 장내 인터뷰에서 “루틴을 잘 지키다보니 빠른 공도 잘 치게 됐다”며 “만루 홈런도 좋지만 팀 승리에 기여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