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윤재옥 쌍끌이로 스킨십 확대
'개발론'으로 野 '심판론'과 차별화
이재명 유세엔 "서슬 퍼런 칼날만 확인"
같은 장소서 '파이널 유세' 맞대결 예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9일 강서구 곳곳을 누비며 막판 표심 결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이재명 대표를 집중유세에 등판시키며 '공중전'에 방점을 찍었다면, 국민의힘은 지상전으로 스킨십을 넓히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김기현 대표와 김병민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김성태 상임선대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공암나루근린공원을 찾아 김태우 후보 지원에 나섰다. 김승수·윤두현·전봉민·최형두 의원 등 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힘을 보탰다.
특히 '힘 있는 후보론'을 전면에 내세워 정권심판론을 가동 중인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대통령과 핫라인이 개통돼 있고, 집권여당이 팍팍 밀어줘서 강서 재건축·재개발은 말할 것도 없고, 강서를 서울의 중심이 되는 구로 만들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 김태우에 꼭 지지를 모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각 윤재옥 원내대표는 동선을 달리해 서울식물원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이철규 사무총장과 안철수 상임고문은 김 후보와 함께 마곡동과 화곡동 상가를 돌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집중유세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서는 "강서구민을 자신의 범죄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강서구 지역 발전에 대한 비전 없이 정권에 대한 적대감과 국민적 분노만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50대 여성이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에게 욕설을 하고 우산을 휘두르는 일이 있었고, 지난 2일에는 등촌동 일대에 걸려 있던 김성태 국민의힘 강서을 당협위원장의 현수막이 불에 탄 채로 발견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8일에는 한 40대 남성이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위협적인 행동을 가해 현행범으로 체포까지 됐다.
이와 관련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또다시 재발된 선거테러 행위, 민주당의 침묵은 공정선거 파괴행위의 방조"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선거테러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리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침묵은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도 했다.
'국민의 무서움을 증명해달라'고 호소한 이날 이재명 대표의 집중유세는 방탄과 숙청 예고로 점철된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선거에 승리해, 강서 주민과 국민의 심판을 피하려는, 서슬 퍼런 숙청의 칼날을 숨긴 이 대표의 두 얼굴만 보였을 뿐"이라며 "강서주민을 본인의 범죄 옹호에 끌어들이며 구민의 선택을 '방탄 지지'로 포장하려는 저열한 시도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 후보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대표가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결국 강서구민에게 빈손만 보여주고 떠났다"며 "강서구민의 염원인 민생 해결과 재개발 추진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전도 지원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서구민에게 민생·재개발보다 이 대표의 방탄이 더 중요할 거라 착각하지 말라"며 "재개발이냐, 제자리냐' 백척간두에 선 강서구에서 변변한 비전조차 제시하지 못하다니 실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재판 준비에 몰두하고, 억울한 부분을 소명하는 데 소중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10일 오후 발산역 1번 출구 광장에서 마지막 집중유세에 나선다. 발산역 광장은 김 후보의 출정식이 열렸던 장소이자, 이날 진교훈 민주당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렸던 장소로 양측의 열기를 간접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풀가동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