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우리들의 비밀 카페' 소속 회원들, '집단폭행 피해 아동'에 악플 작성
'피해자가 정신병자 같으니까 학교서 다 싫어해' '발로 차주고 싶다' 악플 수두룩
피해자 측 "악의적 글 올린 사람 대부분 현직 교사…신상 털기 이뤄지고 있어"
"집단폭행 당했는데도 사이버불링…법적인 처벌밖에 없다고 생각돼 고소 결심"
일산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11명 집단폭행' 사건 관련해 피해 학부모가 가해 학생과 학교 교사, 관리자에 이어 사건 관련 기사에 악플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교사들도 대거 고소했다. 피해 학생 부모 A 씨는 지난달 31일 누리꾼 약 60여명에 대해 일산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학폭 사건 관련해 피해 학생 담임 교사와 학교 교장, 교감이 가해 학생들을 두둔하고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는 기사가 나오자 악의적인 댓글을 남겼다.
악성 댓글을 남긴 다수가 현직 교사들로 한 포털 비공개 카페인 '여우비' 회원이었다. 여우비는 '여교사 우리들의 비밀 카페' 줄임말로 운영자 초대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교사가 아니라면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악플을 단 사람들은 모두 교사들인 셈이다.
A 씨는 해당 기사가 교사들 교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들이 이 같은 행동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악의적인 글을 올린 사람 대부분이 현직 교사들로 판단된다"며 "포털 기사에 악플을 남긴 사람과 해당 카페 글을 썼던 사람 계정이 대부분 일치했다"고 했다.
이어 "아내 직업도 교사로 해당 카페 회원이었기에 이 같은 내용을 알게 됐다"며 "현재 아내는 교사들을 고소했다는 이유로 카페에서 강제 탈퇴 됐으며 카페 내에서는 신상 털기 등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갈무리된 해당 카페 글을 보면 이들은 A씨 부부 신상 정보를 공유한다. 또 피해 아이가 장애가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금쪽이'라 부르며 가해 학생들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감싼다. 일부 회원은 "발로 차주고 싶다, 괴물같다", "(피해 학생이) 정신병자 같으니까 학교에서 다 싫어한다", "그렇게(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걸 누굴 탓하냐" 등 댓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자녀가 집단폭행 당했음에도 위로는커녕 교권을 무너트리는 일을 공론화했다며 교사들이 단체로 사이버불링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법적인 처벌뿐이라 생각해 고소하게 됐다"고 했다.
앞서 A 씨는 지난달 23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집단 폭행한 학교 학생 11명 중 정도가 심한 7명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피해 아이를 가해자로 몰아간 학교 담임교사를 아동복 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신체학대)과 폭행치상, 상습폭행으로 고소했다. 또 학폭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한 교장, 교감에 대해서는 개인 보호법 위반, 아동복지법위반, 직무 유기, 협박 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일산서부경찰서는 피해 학생과 A 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조만간 피고소인 학생들과 교사들도 불러 사실관계를 살펴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