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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원 호텔 뷔페 대신 1.5만원 밀키트”…고물가가 바꾼 연말 풍경


입력 2023.12.12 06:48 수정 2023.12.12 06:4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예약 마감…소비 양극화 심화

‘외식 대신 홈파티’ 마트 등 온‧오프 유통채널 할인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키트.ⓒ뉴시스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연말 소비문화도 바뀌고 있다.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의 경우 한 끼에 20만원이 넘는 호텔 뷔페 대신 밀키트 같은 간편식을 활용해 홈파티를 계획하는 등 씀씀이를 줄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특급호텔의 경우 크리스마스(22~25일)와 연말연시(29~.1.1일) 뷔페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성인 1인당 최대 2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난달부터 주요 시즌 예약은 일찍이 마감됐다.


다만 12월 평일의 경우 11~15만원으로 성수기에 비해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평일 예약은 작년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다.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도 상황이 비슷하다. 작년에 비해 단체 모임 예약이 줄면서 할인 프로모션 등 소비자 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한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전반적으로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등 성수기가 몰려 있는 12월의 경우에는 작년에 비해 예약률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는 고가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대표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올 들어 더욱 심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평일 한 끼 15만원이 넘는 호텔 뷔페 보다는 가성비가 좋은 1만5000원짜리 간편식에 소비자들이 더욱 몰린다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유명 중식당 메뉴, 블랙라벨 스테이크 등 다양한 밀키트 상품을 1만5000원대 구입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21년 2587억원에서 지난해 3400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43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식품업계는 물론, 대형마트‧편의점‧홈쇼핑에 온라인몰까지 간편식 PB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여기에 연말을 맞아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고, 대형마트에서도 랍스터, 한우, 삼겹살, 딸기 등 홈파티 관련 상품의 할인을 진행하는 등 외식 물가와의 격차를 갈수록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의 배경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현상에 있다.


가공식품 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외식물가 역시 계속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밥에 소비가 몰리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8% 상승해 총물가지수 상승률을 30개월째 웃돌았다.


대표 외식 메뉴인 돼지갈비(4.1%), 삼겹살(2.4%), 쇠고기(2.3%)는 물론 피자(10%), 햄버거(16.9%), 김밥(6.9%), 떡볶이(6.7%) 등도 가격이 올랐다.


서울에 사는 주부 박모씨는 “4인 가족이 밖에 나가 삼겹살만 먹어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모두 다 올랐지만 그나마 마트나 온라인몰에서는 세일을 많이 하다 보니 세일 품목을 주로 구입하게 된다. 외식 보다는 집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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