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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역사 122년' 美 US스틸, 일본에 팔렸다


입력 2023.12.20 06:29 수정 2023.12.20 06:56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US스틸의 설비와 일본제출의 기술 시너지 기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US스틸 제철소. ⓒAP/연합뉴스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함께한 US스틸이 설립 122년 만에 일본제철에 팔렸다.


교도통신 등은 19일 일본제철이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8조 3000억원)에 매수했다며 일본제철의 생산능력이 세계 4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회사 주식을 모두 사들여 US스틸을 완전 자회사로 두고, 사명을 유지할 예정이다. 주당 인수가격은 종가에 40% 프리미엄 가격이 붙은 55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US스틸은 성명을 통해 “이번 거래로 일본제철의 미국 내 생산량이 대폭 확대 되고, 일본과 아세안(ASEAN) 등에서 글로벌 입지를 더욱 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미국은 선진국들의 최대 시장으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US스틸은 규제 당국의 독점 관련 심사와 주주총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최종 인수된다.


US스틸은 1901년 존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이라 알려진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세운 회사다. 이후 페더럴 스틸 컴퍼니, 내셔널 스틸 컴퍼니 등이 카네기스틸에 합병됐다. 모건은 사명을 US스틸로 변경해 본격 사세를 확장시켰다.


US스틸은 1910년대 들어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세계대전의 발발로 전쟁 특수를 누린 데다 미 자동차 산업의 황금기도 맞은 것이다. US스틸은 당시 미국에서 생산된 모든 철강의 67%를 생산했고, 시장 점유율 70% 넘기며 승승장구했다. 전성기라 평가받는 1940년대에는 34만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조강생산량을 3000t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사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률과 품질 등을 앞세운 일본과 독일의 철강회사에게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기 시작하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에게 세계 시장 점유율을 거의 다 넘겨줬다.


교도통신은 “US스틸의 유구한 역사와 생산설비가 일본제철의 기술력과 만나 시너지를 이룰 것”이라며 “그러나 US스틸의 노조 문제와 노후화된 설비 등은 일본 제철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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