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대선 개입이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총통 선거(대선)을 앞두고 대만 인기밴드에 친중 발언을 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들은 28일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이 28일 대만 록밴드인 우웨톈(五月天·Mayday)에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공개 지지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우웨톈은 ‘중화권의 비틀즈’라고 불릴 정도로 대만뿐 아니라 중국과 홍콩 등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밴드다. 광전총국(한국 방송통신위원회격)은 언론·콘텐츠에 대한 검열권을 갖고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우웨톈에게 ‘정치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우웨톈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우웨톈을 통해 대만의 청년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중국 정부가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우웨톈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립싱크를 한 혐의로 이 밴드를 조사하고 있다.
립싱크 논란은 우웨톈이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모두 8회에 걸쳐 콘서트를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업공연 관리규정’에 따르면 공연에서 립싱크를 한 가수는 벌금으로 5만~10만 위안(약 905만~1811만원)을 부과받는다. 그러나 메이데이는 립싱크 사실을 부인했다.
대만 총통선거는 내달 13일 치러질 예정인데 현재 대만 독립파 후보와 친중파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ET투데이 뉴스클라우드가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친중 노선을 걷는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를 3.3%포인트 앞섰다. 중국은 이런 대선 구도에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한다며 선거개입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