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함께 출연하는 부부 예능은 물론, 부모님과의 관계를 되짚는 관찰 예능, 어린 자녀와의 일상을 공개하는 육아 예능 등 연예인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 예능가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부 예능 출연 이후 이혼 소식을 전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흔드는가 하면, 불륜 의혹에 휩싸여 아들에게 불똥이 튀는 상황이 연출돼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가족이 함께 출연하는 만큼, 피해의 범위도 한층 커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부부 예능에서 일상을 공개했던 스타들이 연이어 이혼 소식을 전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가요기획사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와 방송인 안현모가 “최근 이혼 조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으며, 앞서는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과 라붐 출신 율희가 “고민 끝에 이혼을 결정했고 이혼조정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었다.
라이머, 안현모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과 tvN ‘우리들의 차차차’에 함께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었다. 행복한 일상을 보여주는 한편,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거나, 관계 개선을 위해 춤까지 배우며 노력하는 모습으로 대중들의 공감을 샀었다. 최민환, 율희 또한 KBS2 ‘살림하는 남자들’에서 현실적인 육아 과정을 솔직하게 공개해 대중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결국 이혼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가족과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출연자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불똥이 그 가족들에게 튀는 안타까운 상황도 연출됐다. 두 아들과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던 강경준이 지난달 26일 5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고소인은 강경준에 대해 “한 가정에 상간남으로 개입해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강경준의 소속사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이후 강경준이 유부녀 A씨에에게 “안고 싶네”, “사랑해”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여러 예능에서 강경준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던 아내 장신영의 SNS에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졌으며,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그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함께 출연한 첫째 아들은 KBS2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의 엑스트라로 출연했지만, 이 논란으로 인해 분량이 축소됐다. 장신영은 물론,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고등학생 아들을 향한 걱정 어린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 모두 현실적인 모습으로 공감을 유발하고, 때로는 단란한 분위기로 친근감을 조성하기도 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혼, 또는 논란으로 TV 화면 속 그들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금 상기시키면서, ‘리얼’ 예능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한층 키우게 됐다.
무엇보다 강경준 가족의 경우처럼, 가족이 비연예인인 경우에는 그 리스크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배우 김석훈은 최근 한 유튜브에서 예능 출연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내가 엄마, 아내, 애들, 집 이런 예능은 안 한다. 내가 연예인이지 우리 엄마, 아내, 애기가 연예인은 아니잖아”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스타의 내밀한 사생활까지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는 요즘이지만, 장점만큼 부작용도 크다는 것을 최근의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