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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공천 딜레마'에 '윤희숙 펀치' 멈칫…중·성동갑은 내전 중 [서울 바로미터 이곳 ⑫]


입력 2024.02.12 08:00 수정 2024.02.12 08:0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민주 5승 1패 강세지만 '부동층' 다수

'운동권 vs 운동권 청산' 상징성 부상

野 내 '임종석 공천 반대'…갈등 뇌관

임종석 공천 불발 땐 윤희숙 명분 퇴색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 왼쪽)과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오른쪽) ⓒ데일리안DB

서울 중·성동갑은 22대 총선 서울 격전지로 분류되는 한강벨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곳으로 꼽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이자 운동권 정치인의 상징적 존재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이곳 출마를 선언한 게 시작이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경제전문가 윤희숙 전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우면서 서울 여론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중·성동갑의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일견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는 5번 승리한 반면, 국민의힘 계열이 승리한 것은 가장 분위기가 좋았던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진수희 후보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인사들 중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됐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에 전격 영입됐던 임종석 후보가 분구 전 성동구로 출마해 배지를 달았고 17대와 19대 총선 때에는 전략통 최재천 후보가 분구된 성동갑으로 나와 승리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중·성동을의 홍익표 의원이 갑으로 옮겨 21대까지 2번 연속 당선됐는데 현재 민주당의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다만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를 살펴보면 단순히 민주당 강세로만 분류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성동구에서 53.2%를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43.23%)를 약 10%p 앞섰는데, 이는 강남 3구를 제외하고 서울 지역에서 용산 다음으로 많은 차이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의미심장한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0.9%로 송영길 민주당 후보(37.55%)를 23%p 이상 차이로 압승했지만, 반대로 구청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57.6%를 얻어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42.39%)를 15%p 이상 차이로 따돌리는 확연한 교차투표 성향이 나타난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성동갑은 민주당, 을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조금씩 강한 측면은 있지만 최근 선거 결과를 보면 양측의 코어 지지층보다는 인물과 바람에 따라 달리 투표하는 부동층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민주당이라고 안심할 수 없고, 국민의힘이라서 절망적인 지역도 아니다"고 했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현 지역구 의원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초을로 옮겨가면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출마를 유력하게 예상했었다. 3선 구청장으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고 구정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구청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빈자리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출사표를 던지며 상황이 급변했다.


임 전 실장에 등판에 맞춰 국민의힘에서는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윤희숙 전 의원이 나섰다. 부동산을 비롯해 문재인정권 경제정책 실패를 최일선에서 통계에 기반한 설득력 있는 호소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인물이다. 임 전 실장이 "GDP 감소는 IMF 이후 첫 마이너스"라며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주장하자 "원화 기준으로 소득이 증가했고 달러 기준으로 낮아진 것은 환율 변화 때문"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한 것도 윤 전 의원이었다.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총선 시대정신으로 띄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한 위원장은 '임 전 실장과 윤 전 의원 중 누가 더 서울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할 것이냐'는 화두를 던지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윤 전 의원의 공천을 낙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제는 이 같은 구도가 총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만나 "명·문(明文) 정당"을 외치고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임 전 실장에 대한 공천이 부적절하다는 내부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국의 후보자들 여론조사를 돌릴 때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쓰면 그 자체로 지지세가 떨어져 나간다"며 "국민의힘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운동권 출신이자 문재인 정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임 전 실장을 공천할 경우 단지 중·성동갑이 아닌 전국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의 공천 여부는 윤 전 의원의 거취와도 직접 관련이 있다. 중·성동갑 연고가 없음에도 '운동권 대항마'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출마했는데, 임 전 실장의 공천이 불발된다면 그 명분이 상당 부분 퇴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성동갑에는 한양대 출신으로 지역 연고가 탄탄한 젊은 정치인인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국민의힘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권 전 행정관은 "임 전 실장이 공천이 안 되거나 타 지역으로 간다면 윤 전 의원도 따라서 보낼 것이냐"고 따져 물은 뒤 "(한 위원장이) '이기는 공천'을 한다고 했는데, 기성 정치인보다 유능한 신인이 있을 수 있고 연고도 없이 의원직을 그만둔 경력이 있는 분만 인재인지 재고를 요청드린다"며 배수진을 쳤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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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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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척 2024.02.12  09:30
    임종석이는 이미 그 자리가 제 것이라 생각하나 보던데? 며칠 전 출근길 뚝섬역에서 임종석이가 기호1번 새긴 파란 잠바떼기 입고 선거운동에 정신팔고 있더라. 제 정신 아닌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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