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땅 20% 점령한 러시아, 美에 휴전 제안했다가 '퇴짜'

푸틴, 미국과 휴전 논의하려 2개월 공들여…美 "우크라 없이 대화 안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를 처음 경고한 지난해 10월 5일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중동의 협력국 등을 통해 미국 정부와 휴전안 논의를 시도했으나 미국 측이 끝까지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대치 중인 현재의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쟁을 멈출 것을 직접·간접인 방법으로 제시했고, 미국 측은 “휴전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지난해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비공식 접촉이 이루어졌다”며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영토의 20% 빼앗은 현 상황에서 전쟁을 종식하자고 전달했으나,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관계자는 이날 참석한 미국 측 대리인이 해당 사실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빌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분명히 전달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보고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접촉을 위해 두 달을 기다렸지만, 미국 측은 허무하게 대화를 끝냈다”며 “푸틴 대통령은 크게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악관 측 관계자는 “러시아와 공식적인 접촉은 없었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하지 않는 회담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백악관과 크렘린궁 측의 공식 인사가 아닌 대리인끼리의 접촉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그 대화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