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의무 등 패널티 조항 없어
저PBR株 실망 매물 이어질 듯
정책 기조·日 사례 등 기대감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업 벨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망 매물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정부의 견조한 정책 기조와 일본의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한 기대감 등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를 발표했다. 공개된 방안에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내 출시하고 상장사들이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의무화나 상장폐지 등 페널티를 주는 방안이 명시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센티브 또한 세제 지원 방안 역시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동안 급등세를 기록한 자동차·금융주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수혜주를 중심으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실제 지난 26일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던 현대차는 전일 대비 5000원(2.05%) 하락한 23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외에 기아(-3.21%), 하나금융지주(-5.94%), 신한지주(-4.50%), 흥국화재(-11.93%) 등도 크게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제시되거나 세제 혜택 등이 발표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과의 간극은 컸다"며 "단기간에 급등한 저PBR주의 후폭풍은 감내해야 하는 가운데 배당락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더 출회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중장기적으로 증시 회복 및 추가 반등을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가 아닌 불확실성 존재로 이어졌다"며 "수급 측면에서는 배당소득세의 분리과세 기대감과 기업의 이행 측면에서는 강제성 부여 여부 등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프로그램 논의 이후로 한국 증시에 대규모로 들어온 외국인이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며 "지난 한 달간 코스피는 이익 전망이나 할인율 변화 등 펀더멘털 요인과 무관하게 움직인 가운데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망 심리가 빠르게 확산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의지를 적극 표명하면서 상승 모멘텀은 당분간 연장될 것이란 낙관론도 여전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저PBR주에 대해선 조정 발생 시 매수 관점을 지속해서 견지해야 한다"며 "총선 전까지 정부의 강한 정책 기조 계속될 가능성 높으며 일본 증시에서 정책들이 실제 기업의 행동까지 연결되는 모습에 주가는 강하게 긍정적으로 반응했던 것 사례를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정도 소진됐다"면서도 "후속 대책이 지속해서 뒷받침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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