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준비금 5조9000억 감액 안건 통과
열흘간 받은 ‘사전 질의’ 단 1건도 안 다뤄
김정규 사장 “하이닉스 美 상장은 가치 재평가 기회”
25일 오전 서울 SK-T타워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5기 정기주주총회 현장.ⓒ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SK스퀘어가 5조9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하고, AI·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SK스퀘어는 25일 오전 서울 SK-T타워에서 제 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사의 자본준비금 5조89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을 통과시켰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는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그 초과한 금액 범위에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을 감액할 수 있다.
약 6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확보하게 되면서 향후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에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반도체 관련 지분 투자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회사측은 M&A(인수·합병)를 목적으로 한 자금 마련은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SK스퀘어는 김정규 사장 명의의 'CEO 서한'을 통해 AI를 도입해 보유 포트폴리오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한편, 신규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AI·반도체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지분법 적용 관계회사인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이익 성장을 지속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ICT 포트폴리오 역시 AI 기반 개인화 추천, 대화형 검색 등을 통해 서비스 경험을 혁신하여 경쟁력을 키워갈 예정이다. 또 데이터 분석, 고객 지원 등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해 수익성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비핵심 자산들은 조속히 유동화해 재원을 확보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AI·반도체 영역에서의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이 가시화됨에 따라,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기업가치 재평가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비한 투자 자금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동시에 노린 판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주 입장에서는 하이닉스의 가치를 재평가 받을 기회"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임 사내이사 선임으로 이사진에도 변화가 생겼다. 사내이사에는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유영상 SUPEX추구협의회 AI위원장이 각각 신규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는 서영호 전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 부사장이 선임됐다. 임기는 각각 3년이다.
자리에 참석한 김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 직후 주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주주 사전질의 관련 SK스퀘어 홈페이지 캡처
주주환원도 구체화됐다.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의안이 승인됨에 따라 SK스퀘어는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26만5972주는 처분하고 주주환원용 자사주 12만8729주는 소각할 예정이다.
2026년 이사 보수 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100억원으로 승인됐다. 이와 별개로 장기인센티브(LTI)를 보통주 7만주 또는 그 가액범위내에서 지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분리 감사위원회위원 상향, 사외이사 명칭 변경, 전자주주총회 개최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다만 이날 주총은 의안 승인 이후 '주주와의 대화' 없이 17분 만에 종료됐다. SK스퀘어는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의 사전 질의를 받았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답변 시간을 마련하지 않았다. 주주 대화 없이 폐회가 선언된 것에 대해, 주주 소통 방식을 더욱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주가 영업보고 당시 "2025년 잘했던 부분과 못했던 부분을 설명하고 2026년 어떻게 영업을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김동현 SK스퀘어 IR담당(부사장)은 "이 자리는 신임 이사의 선임을 위한 자리로 따로 적절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추후 공지를 통해 따로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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