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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차르' 푸틴, 5선 당선 확정…"종신 집권 길 열었다"


입력 2024.03.18 14:01 수정 2024.03.18 14:47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푸틴, 득표율 87.8% 사상 최고 기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선거본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17일(현지시간) 사흘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5선에 성공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80%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러시아 대선 역사상 최고 득표율이다.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는 4.29%,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후보는 3.87%, 자유민주당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후보는 3.15%였다.


그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러시아가 하나로 뭉치면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일을 해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의 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강한 러시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에 대규모 경제제재를 가하는 등 푸틴 대통령의 통치 기반을 흔들기 위해 압박으나 그의 지지율은 흔들림 없었다.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난해 지지율은 계속 80%를 웃돌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쟁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고 서방의 기업들이 철수한 자리를 러시아 기업들이 잘 대체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 국민들이 전시상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2.6%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유권자들은 공산주의 붕괴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던 러시아를 푸틴 대통령이 구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푸틴 대통령의 막강한 무기이며 러시아 국민들이 그를 대체할 리더십이 없다고 판단하는 이유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30년 간의 집권을 보장받게 됐다. 또 그는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자신의 출마길을 열어두어 집권기간을 6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기록뿐 아니라 예카테리나 2세 여제가 18세기에 기록한 34년(1762~1796년)도 깰 수 있다. 옛 러시아 황제의 기록을 넘는 셈이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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