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자 50명중 43명만 후보 등록
후보자 출마 포기·단일화 우려돼
李 "양향자, 상의없는 발언 아쉽고
류호정, 예고대로 주류편입 못 해"
개혁신당의 지역구 후보들이 잇따라 후보등록을 취소하거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당내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분당갑 출마를 포기한 류호정 전 의원 외에도 양향자 의원의 단일화 경선 제안 발언이 불씨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답보 상태인 지지율로 인해 지역구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자칫 총선에서 선거 비용도 보전받기 힘들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당선보다도 총선 이후에도 개혁신당이 남아있으려면 이같은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중앙당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된 개혁신당 인사는 43명으로 나타났다. 당초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한 후보는 50명이었지만 7명이나 줄어든 상황이다.
정당 지지율이 지지부진한데다 이준석 대표 등은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에 묶여있을 수밖에 없어 중앙당 차원에서 이름있는 인물의 선거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는 만큼 후보등록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지난 19∼21일 무선 100% 전화면접으로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3~4%의 지지율을 유지한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장석남 충북 청주청원 후보는 지난 21일 김수민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며 후보등록을 포기했다. 재선의 문병호 전 의원도 자신의 옛 지역구인 인천 부평갑 출마를 단념했다.
이어 양향자 원내대표 또한 지난 25일 TV조선 유튜브 프로그램에 나와 "정당을 빼고 경력을 놓고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할 의향이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 했다.
지지율이 아닌 당내 의견 차이로 후보등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류호정 전 의원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내가 '세번째권력'과 '새로운선택'에서 제시했던 제3지대 정치는 실패했다"며 "(제3지대의) 화학적 결합은 없었고 나와 세번째권력은 어떤 역할도 부여받지 못했다. 당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는 류호정의 말·글·외모에 대한 컨설팅뿐"이라고 말하며 공천받았던 경기 분당갑의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는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양향자 원내대표 본인도 개혁신당의 지도부 인사로서 선거의 돌파구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책임감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다"면서도 "지도부랑 상의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나간 부분이 있어서 좀 아쉽긴 하다"고 불편함을 표했다.
또 이 대표는 류 전 의원의 불출마와 관련해서도 "류 (전) 의원은 합당을 통해 산술적으로 지지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이준석 지지 표와 본인 지지 표가 합쳐지면 이렇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면서 "그런데 내가 류 (전) 의원이 아주 빠른 시간 내 개혁신당 주류로 편입되거나 당원 지지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고 냉정한 예고를 했었는데 실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준석 대표가 양 원내대표와 류 전 의원에게 문제의 화살을 돌리면서 비례대표 명단 발표 이후 간신히 봉합된 당내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천하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당 이름 빼고 양향자와 이원모 인물과 경력으로만 승부하면 (양향자 후보가) '반드시 이길 수 있다' '더 위에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며 "(양 후보가 이원모 국민의힘 후보와) 실제 단일화를 추진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내게 명확하게 밝혔다"고 해명했다.
류 전 의원 출마 포기와 관련해서는 "개별 후보들이 단일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류호정 (전) 의원 같은 경우 중도 하차한 것에 대해서 너무 탓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면서도 "'제3지대는 실패했다' 같은 단정적인, 사실과도 맞지 않는 말씀은 삼가해달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성과를 기록하는 것을 떠나 총선 이후에도 개혁신당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선 당내 후보들과 당직자들의 마음을 더 살피려는 신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계파가 모여 만든 정당인 만큼 작은 불만이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2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개혁신당이 지지율을 제고하고 지역구 후보들의 추가 이탈을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