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가장 먼저 나서자 경쟁 후보들 잇따라 불출마
김성환 이어 회견문 준비한 서영교도 돌연 철회
김민석 출마 검토 중…朴-金 '2파전' 유력한 듯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가 원내대표 경선 교통정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찬대 최고위원이 10여 명에 달하는 원내대표 후보군 중 첫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자,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았던 친명 후보들이 경쟁에서 잇따라 물러나고 있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던 김성환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이 22일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성환 의원은 페이스북에 "원내대표 선거에 불출마한다. 3선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원내대표 후보군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 "앞으로도 개인의 영광보다 민주당이 더 유능한 정당이 돼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최고위원직을 8월까지 더 열심히 (수행)하고 원내대표는 다음에 출마하기로, 잠시 연기하고자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출마 선언문까지 준비했으나, 돌연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이 대표는 그 전부터 (박 최고위원과 내게) 가위바위보라도 하라고 했다. 내게 되게 미안해 했다"며 "나는 최고위원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계속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원내대표 후보군 중 3선을 달성한 '친명'으로는 당 수석사무부총장 출신이자 총선에서 후보자 검증 실무를 도맡았던 김병기 의원, 이해찬계이자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아 활동한 김성환 의원, 7인회 출신 친명인 김영진 의원, 이 대표와 지도부에서 보조를 맞춰온 박찬대 최고위원 등이 자천타천 이름을 올렸던 상태다.
21대 국회에서 원내수석을 맡았던 박주민 의원의 이름도 거론됐다. 계파색이 옅은 3선 중에는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던 한병도 의원의 이름도 거론됐는데, 다만 한 의원은 친명 색채가 강하지 않은 점을 들어 출마를 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4선을 달성한 이들 중에는 총선상황실장을 맡아 선거 전반을 관리했던 김민석 의원, 이재명 대표와 호흡을 맞춰온 최고위원인 서영교 의원도 거론됐었다.
하지만 김병기 의원이 원내대표보다는 상임위원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고, 김영진 의원도 사실상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원내대표 후보군들이 줄줄이 경쟁 대열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반대로 박 최고위원은 전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직전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마했던 김민석 의원이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민석 의원이 출마 의지를 꺾지 않을 경우, 원내대표 경선은 사실상 박찬대 최고위원과 김민석 의원 간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회의장에 당대표 후보군 몰리며 경쟁 과열
후보 추천 당규 최다 득표→ 과반 득표 변경
당내 시선은 '국회의장' 경쟁 쪽으로도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와 국회의장단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군은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국회의장 선거는 이른바 '친명 내전'이란 수식어까지 등장하는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중이다. 이재명 대표 연임론에 힘이 실리며 기존 당대표 후보군으로 언급되던 이들이 대거 국회의장 선거로 모여들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후보 추천 관련 당규를 기존 최고 득표자 당선에서 재적 과반수 득표 선출로 변경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금까진 의장, 부의장은 최고 득표자를 당선자로 했지만 이것을 재적 과반수 득표로 선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최다 득표자와 차점자 간 결선 투표를 도입키로 했는데, 국회의장 경쟁 과열 양상에 따라 관련 당규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으로는 6선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더해 5선 김태년·안규백·우원식·윤호중·정성호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22대에서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거취도 관심사다. 당초 선수와 나이 순으로 의장을 선출해 온 것이 관례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 간 양자 구도가 형성되는 듯했으나, 5선 의원들까지 의장 선거에 관심을 보이며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