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과 미국은 적이 아닌 파트너“라며 양국관계의 안정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블링컨 장관과 면담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만나 “두 나라는 지난 몇 달 간 ‘샌프란시스코 비전’ 합의를 이행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유지하며 긍정적 진전을 이뤘지만, 한층 더 노력할 여지가 있다”고 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풀어야 할 이슈가 많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올해가 중·미 수교 45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45년간 두 나라가 겪은 시련 끝에 얻은 시사점은 말은 신용이 있어야 하고, 행동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말하는 것과 하는 것이 다르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상생협력을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원칙으로 제시하며 “대화를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하며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이 두 나라 국민과 국제 사회의 공통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며 “우리가 견해 차이를 보이는 대목을 책임감 있게 처리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잘못된 의사소통, 오해, 오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군 통신 복원과 마약 방지 및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최근 미·중관게 진전의 예로 들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양자회담을 갖고 두 나라 현안과 글로벌 이슈 등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관계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부정적 요인들이 쌓여가고 있다. 중국의 권리와 이익이 억압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중대한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며 “오해와 오판을 피하기 위해 의견 차이가 있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장관은 오찬을 함께 하는 것을 포함해 5시간 이상 회담했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남중국해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에 대해 충돌하는 바람에 5시간 넘게 회담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걸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