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생', 윤상현 '보수혁신'
각각 자신 브랜드로 전문성 강조
한동훈 출마론…나 "yes", 윤 "no"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손꼽히는 나경원 당선인과 윤상현 의원이 연달아 세미나를 개최하며 당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나 당선인과 윤 의원이 각각 '저출생'과 '보수혁신'이라는 자신의 브랜드로 전문성을 부각하며 당권주자로서 몸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경원 당선인은 16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추경호 원내대표 등을 필두로 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했으며, 22대 총선 당선인 3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나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 초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저출생' 관련 전문가다. 그러나 이 세미나를 단순한 정책 세미나로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은, 나 당선인이 유력 당권주자이기 때문이다.이날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은 한 국민의힘 당선인은 "어떤 세미나에 바쁜 현역 의원들이 수십명이나 오느냐"며 "유력주자에게 눈도장을 찍으러 간 것"이라고 했다.
나 당선인은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결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이런 말이 나올까봐 조심스러웠다"며 "연금개혁이 중요한 주제라서 많이들 참석해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차기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지금 고민하는 부분은 우리 당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되느냐"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14일 수도권 낙선자들과의 만찬을 주재한 것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몸풀기'가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내가 뭘 하든 당권하고 (연계해서) 말씀하신다"며 "일일이 밥 먹는 것까지도 당권하고 연결시키니 밥도 못 먹겠다"고 토로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누구나 출마를 원하는 분들은 출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해 결국 당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어떤 분은 출마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전당대회 룰 '당심 100%' 개정과 관련해선 "내가 민심 비율이 몇 %가 좋다고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같은시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윤 의원 세미나는 4·10 총선 이후 이날까지 총 다섯 차례 열렸던 터라, 당선인·현역 의원들의 관심이 높지는 않았다. 다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달아 세미나가 열리고 있기에,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윤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대 참패했음에도 공동묘지의 평화같이 너무나 조용하다"며 "모택동(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을 하면서 공산당 본부를 폭파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국민의힘도 중앙당을 폭파시킬 정도의 강력한 의지로 창조적 파괴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국민의힘 3040 낙선자 모임인 '첫목회'에서 발표한 성명에 대해선 "진단에 동의한다"며 "작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계속 이야기했고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여러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면 안 된다,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이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보수 혁신을 주장했다.
윤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물론 본인 판단"이라면서도 "우리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책임지는 보수, 책임지는 정당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다소 부정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황우여 비대위에 대해선 "그냥 플래카드 걸고, 사죄 세리머니 하고, 백서TF 띄우고 한 게 뭔가"라며 "나 같으면 낙선인·당선인들을 다 불러 총선 패배의 원인이 뭔지 하루종일 토론하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