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출마한 한 여성 후보자가 정견 발표를 하는 방송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30일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지난 27일 NHK가 도쿄 지사 선거(7월 7일 개표 예정)를 앞두고 방송한 정견 발표에서 '카와이 워치 마이 정치방송(Kawaii Watch My 정치 방송)'의 대표 우치노 아이리(31)는 '귀여운 나의 정견 방송을 봐주세요'라는 정당의 대표 자격으로 방송에 출연했다.
우치노는 지난 5월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안경을 쓰고 셔츠를 입은 채 등장한 우치노는 "드디어 여러분과 만났다. 지금 귀엽다고 생각한 카메라 앞의 당신, 그래 너. 카메라 씨, 저를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라"라며 "귀여워서 그런 게 아니다. 이렇게 쳐다보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와 함께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입을 가리는 등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 동작을 취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긴장해서 곤란해졌다"며 셔츠와 안경을 벗었다. 셔츠 안에는 피부와 비슷한 색상의 튜브톱이 있었다. 이 때문에 마치 상의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우치노는 옷을 벗은 뒤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섹시하죠. 이름뿐만 아니라 얼굴과 목소리, 몸짓도 귀엽죠? 알고 있다"고 말하며 '카와이(귀여운)'이라는 단어를 거듭 이야기했다.
그의 정견 발표는 6분간 이어졌다. 하지만 '우치노 아이리'라는 이름만 반복해서 말할 뿐 정책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그는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이어갔다.
우치노의 뒤에 서있던 수어통역사는 그의 발언들을 모두 통역해야만 했다.
앞서 우치노는 '귀여운 나의 정견 방송을 봐주세요'라는 기이한 당명으로 초반부터 구설에 올랐다. 출마의 주요 목적은 유튜브 채널 및 개인 홍보로 알려졌다. 지난 20일에는 전라에 가까운 사진을 선거 포스터에 담아 공개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는 다음달 7일 치러진다. 역대 최다인 56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선거를 앞두고 선거 포스터와 관련된 잡음이 계속 발생하자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남성 후보자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말라'는 문구와 함께 여성의 가슴과 하체 주요 부위만 가린 여성 알몸사진이 담긴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은 24명의 후보를 무더기로 출마시켜 정치 게시판을 이용한 돈벌이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게시판은 후보자 자신의 선거 운동용 포스터를 게시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후보자가 아닌 사람이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