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사건 이후 관련주에 ETF까지 ‘들썩’
글로벌 시장 규모 및 수출 물량 확대 전망
증권가 “지정학적 리스크 속 최선의 투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습 사건이 발생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방산주들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국내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피격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12일(25만3500원) 종가보다 6.31% 오른 수준이다. 전날 장중에는 28만2000원까지 오르며 1년 내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도 무려 16.25%(20만6000→23만9500원) 상승했다. 한화시스템과 현대로템도 각각 10.11%(1만8300→2만150원), 8.64%(3만9950→4만3400원)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방산주의 고공 행진은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포착된다. 지난 15일 기준 국내 유일의 방산 테마 ETF인 ‘ARIRANG K방산Fn’은 국내 ETF 시장에서 4.3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방산주 강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습 사건 이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미국 선거 분석·베팅 업체들은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60~7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20%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줄곧 “각국이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그의 당선 가능성 상향이 세계 각국의 방산 지출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출 확대 기대감에 방산주가 주목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선 변수와 함께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도 방산주에 대한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 지역의 불안 지속·확산 등 긴장감 고조로 전 세계 각국의 국방 예산이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방산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규모 증가 속에 국내 방산 기업들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추가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무엇보다 올해 상승 폭을 키워오던 방산 업종이 트럼프 후보의 피격 사건으로 ‘존재감 굳히기’에 들어갔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하반기 미 대선 등 주요국들의 정치 일정과 구체화되지 않은 금리 인하 시점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 2분기 호 실적이 기대되는 방산주가 안정적인 투자업종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중동 전쟁 확산과 함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며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2분기 방산업체 실적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수출 파이프라인이 확대하는 등 하반기 편안한 랠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는 러·우 전쟁의 종전을 원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종전 = 방산주 하락’ 논리와 달리 ‘NATO 지원 축소’로 유럽 국가들의 자체적인 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위비 증액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