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현정화, 2004 김경아 이후 세 번째 결승행 도전
중국은 여자 단식 도입 후 모든 대회서 금메달 석권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신유빈(20·세계 랭킹 8위)이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 결승전 진출에 도전한다.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프랑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서 중국의 천멍(30·세계 랭킹 4위)과 맞대결을 벌인다.
전날 신유빈은 일본의 히라노 미우(13위)를 맞아 게임 스코어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패한 쪽 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스코어였다. 실제로 히라노는 경기 직후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신유빈 또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멘탈 부분에서 한 단계 성장을 이뤄냈다.
어렵게 올라온 만큼 결승전 진출을 희망하는 신유빈이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신유빈이 마주하게 될 중국의 천멍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서 단식과 여자 단체전을 모두 우승한 올림픽 2관왕이다. 현재 쑨잉사에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내줘 4위까지 떨어졌으나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오랜 기간 1위를 고수했던 만큼 신유빈 입장에서 벅찬 상대임에 틀림없다.
천멍의 탁구 스타일은 중국 선수들이 모두 그렇듯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탁월한 기량을 뽐낸다. 그중에서도 상대의 웬만한 공격을 모두 받아내는 철통과도 같은 수비가 말 그대로 ‘넘사벽’이다.
천멍이 지금까지 패한 경기들을 살펴보면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온 뒤 강하게 압박하면 제 풀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신유빈은 천멍과 지금까지 한 차례 만났고 승리를 얻지 못했다.
이 자리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신유빈의 도쿄 올림픽은 대성공이다.
탁구, 그 중에서도 여자 단식은 중국이 초강세를 이루는 종목. 실제로 중국은 탁구 여자 단식이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9개 대회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쳐본 적이 없다.
여기에 중국은 7번이나 자국 선수들끼리 결승전을 펼쳤고 1988년 서울,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아예 금은동을 모두 가져가기도 했다.
결국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국가별 2명씩 출전하는 방식으로 바뀌자 동메달만 빼고 금, 은메달만 가져가고 있다.
한국 여자 탁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2004 아테네 올림픽서 각각 현정화, 김경아가 준결승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로부터 20년 뒤인 2024년, 신유빈이 다시 한 번 결승무대 문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