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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찍어도 비난?…‘여캠 BJ’ 둘러싼 ‘무의미한’ 논란 [D:이슈]


입력 2024.08.16 07:41 수정 2024.08.16 13:2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여캠 BJ들과 사진을 찍거나, SNS에서 ‘좋아요’만 눌러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출이 과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인물을 응원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넘어, 악플 폭탄 세례까지 이어지며 큰 논란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러나 스타가 누군가와 함께 사진을 찍거나,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모두 해당 콘텐츠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나아가 일부 여캠 BJ들의 콘텐츠 내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논란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엔 의문이 남는다.


ⓒ방시혁과 과즙세연

최근 양궁선수 김제덕은 트위치 스트리머 쵸단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한 것일 뿐’이라고 옹호하기도 했으나, 일부는 김제덕이 ‘좋아요’를 누른 사진 속 쵸단의 노출 수위를 지적하며 ‘국가대표의 영향력을 잊은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지난해 BJ 박민정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해당 BJ는 페이커와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면서 ‘나 자기소개 하는데 방송하는 분 아니냐며 날 아신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고, 이에 일부 커뮤니티에서 페이커를 향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낸 것이다.


최근 방시혁은 아프리카TV BJ 과즙세연과 미국 LA 베버리 힐스에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돼 크게 논란이 됐고, 이에 하이브 측은 “과거 지인 모임에서 과즙세연의 언니를 우연히 만나 엔터 사칭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해 줬고, 이후 두 분이 함께 LA에 오면서 관광지와 식당을 물어봐 예약해 주고 안내해 줬다”고 해명해야 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길을 걷는 모습이 포착됐을 뿐이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주주들 생각은 하지도 않냐’라는 날 선 반응까지 이어졌다.


이 외에도 장성규는 인플루언서 오또맘을 팔로우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고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안보현은 유튜버 뻑가 팔로우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돼 사과를 했었다.


이들이 엮인 대상이 일명 ‘벗방’(19금 콘텐츠 위주의 인터넷 방송)을 하는 여캠 BJ이며, 혹은 과도한 노출을 통해 관심을 유도하는 인플루언서라는 것이 주로 비난의 이유가 되고 있다. ‘영향력이 큰’ 스타들이 이들을 자연스럽게 홍보해 주는 것이라며 비난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시혁이 “식당 예약과 안내를 도운 것뿐”이라고 해명하고, 장성규가 “나는 (오또맘이) 인플루언서고, 맞팔하자고 해서 한 것”이라고 설명을 한 것처럼, SNS ‘팔로우’나 ‘좋아요’가 해당 콘텐츠의 내용까지 지지하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스타들이 팬을 만나 사진을 찍어줬다고 해서, 그 사람을 응원한다는 뜻이 아닌 것 또한 마찬가지다.


더욱이 방시혁과 함께 사진이 찍힌 과즙세연은 현재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제작한 ‘더 인플루언서’에 출연 중이며, 김제덕이 팔로우한 쵸단은 또 다른 인플루언서 김계란이 제작한 그룹 QWER로 아이돌 활동에도 도전을 하는 등 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활동을 하기도 한다.


만약 이들이 선보이는 콘텐츠의 내용이 유해하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라면, 이 같은 콘텐츠를 송출하고, 이들의 출연을 돕는 플랫폼에 그 화살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닐까. ‘여캠 BJ’가 문제라며 그 주변으로 비난을 쏟아내는 것이 과연 어떤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금 향하는 비난의 방향이 옳은 것인지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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