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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기습' 때와는 달랐다…헤즈볼라 대규모 공격 앞서 이스라엘 선제타격


입력 2024.08.25 14:44 수정 2024.08.25 15:4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헤즈볼라 사령관 암살 보복 공격 징후 포착되자 이스라엘 선제 공습

헤즈볼라, 로켓 320발 및 드론 공격…"1단계 공격 성공" 선언

후속 공격 우려 높아져…이스라엘 비상사태 선포

4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시리아 골란고원에서 소방관들이 레바논 헤즈볼라의 공습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뉴시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았다. 헤즈볼라가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르크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로켓 320발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습격 때와는 다르게 헤즈볼라의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고 전투기를 띄워 선제 타격에 나섰다.


이번 무력충돌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암살 외에도, 이란에서 벌어진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으로 반(反)이스라엘 진영이 보복을 공언한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 확전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대응 1단계’라고 언급하며 추가적인 공격을 암시한 상태다.


로이터, AP, AFP 통신 및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무력충돌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헤즈볼라 거점 타격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현지시간 2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오전 11시) 헤즈볼라의 대규모 공격 준비를 탐지함에 따라 레바논 내 테러 표적을 상대로 선제공격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대규모 드론 및 로켓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행위’는 이스라엘이 앞섰지만 ‘계획’은 헤즈볼라가 먼저였던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과 로켓 공격이 ‘고위 사령관 푸아드 슈르크가 암살당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헤즈볼라가 곧바로 대응에 나선 게 아니라, 헤즈볼라의 공격은 예정돼 있었고, 이를 감지한 이스라엘이 선제 타격에 나섰음에도 공격이 예정대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대규모 공격 이전에 선제 타격을 가했음에도, 공격 거점을 상당부분 제거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11개 군사기지를 타격했다. 320여 발의 카투샤 로켓을 발사했고, 무인기도 이스라엘 북부로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첫 번째 단계가 완전한 성공으로 끝났다”며 “이번 단계는 이스라엘 병영과 위치를 목표로 삼아 이스라엘 내부 깊은 곳을 향해 공격용 드론의 통과를 용이하게 하는 것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언돔(이스라엘 방공망) 플랫폼과 병영을 비롯해 추후 공개할 특수 군사 목표물을 겨냥했다”고 밝혀 향후 이스라엘 종심(縱深)을 타깃으로 더욱 강도 높은 공격을 가하기 위한 전초전 차원의 공격임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헤즈볼라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있다”며 “수십 대의 비행기가 레바논 남부의 여러 지역에서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고 있지만, 우리의 방공 시스템, 해군 함정, 공군 비행기는 국가의 하늘을 보호하고, 위협을 식별하고 차단하며, 위협을 제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DF는 앞서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공격을 발표하면서 헤즈볼라가 곧 로켓과 미사일,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작전을 벌이는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즉각 안전한 곳으로 피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6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전 7시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은 착륙 예정 항공편을 다른 곳으로 우회시키고 이륙편은 지연시키고 있다.


헤즈볼라의 이번 공격에 따른 이스라엘의 피해는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스라엘 측이 ‘아이언돔’으로 로켓과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역에 경보가 울리고 있지만, 대부분은 요격된 로켓 등의 파편이 지상으로 떨어지는 데 따른 주의 경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헤즈볼라가 언급한 대로 이번 공격이 ‘1단계’이고 2, 3 단계로 이어질 경우 양측의 무력 충돌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나아가, 지난달 말 이란에서 벌어진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보복을 공언했던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미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션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계속 지지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국자들에게 이스라엘과 지속해서 소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했다. 갈란트 장관은 전황을 미국에 공유하고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오스틴 장관에게 전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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