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서 희귀한 북극곰이 민가 쓰레기통을 뒤지다 결국 사살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오르드에 있는 마을에서 150∼200㎏ 정도의 어린 북극곰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북극곰은 여름 별장으로 사용되는 민가 가까이에 있었고 당시 집 안에는 고령 여성 한 명이 있었다. 이 여성이 겁에 질려 문을 잠그고 숨어 있는 동안 북극곰은 집 밖의 쓰레기를 뒤지고 있던 것.
경찰은 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위협'으로 간주돼 사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안경비대 헬기를 동원해 추가 수색한 결과 다른 북극곰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북극곰 사체는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곰이 목격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아이슬란드가 북극곰 서식지가 아니지만 매우 드물게 그린란드에서 유빙을 타고 아이슬란드 해안까지 도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아내리면서 굶주린 북극곰이 육지로 올라가 인간과 북극곰 모두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도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곰은 보호종으로 분류돼 있으나 사람·가축에 위협이 될 경우에는 사살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 자연사박물관 안나 스베인스도티르 연구원은 "북극곰이 해빙을 타고 남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최근 몇 주 동안 아이슬란드 북쪽 해안에 떠내려온 빙하가 많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한편 북극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 등급으로 분류된 대표적 멸종위기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