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으로 분위기 탄 넷플릭스, 연상호→한지원으로 내년 오리지널 영화 무장 [29th BIFF]

데일리안(부산) =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10.05 12:05  수정 2024.10.05 12:46

"작품성, 다양성으로 승부"

넷플릭스가 2025년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을 공개하며 작품성과 다양성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즈에 비해 힘을 쓰지 못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였지만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전,란'이 초청되면서 상승세를 탄 분위기다. 내년에도 전환점을 마련해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4일 오후 6시 파크하얏트부산 2층 볼룸에서 넷플릭스 콘텐츠팀 김태원 디렉터, 김병우 감독, 김태준 감독, 남궁선 감독, 연상호 감독, 이태성 감독, 한지원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가 진행됐다.


넷플릭스는 2020년 한국에 진출해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개막작이 된 '전,란'까지 총 23편의 오리지널 영화를 선보였다. '전,란'의 개막작 선정이 올해 부국제 가장 큰 화두가 되기도 했다.


김태원 디렉터는 "'넷플릭스 영화가 부국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기쁘다. 저희는 영화, 시리즈, 예능 등 다양한 포맷을 다루지만 구독자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본질이다. 그런 목표 아래 모든 작품을 만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넷플릭스 영화의 극장상영에 대해 "이건 번외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을 서비스 안에서 향유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란'을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었던 경험은 자양분이 됐다. 염두에 두고 앞으로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 부국제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내년 넷플릭스가 준비한 오리지널 영화는 김병우 감독의 '대홍수', 김태준 감독의 '84제곱미터', 남궁선 감독의 '고백의 역사', 연상호 감독의 '계시록', 이태성 감독의 '사마귀', 한지원 감독의 '이 별에 필요한'이다.


김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작품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넓히고자 기존 여러 포맷으로 대중과 만난 김병우, 김태준, 연상호 감독과 현지원, 남궁선, 이태선 신진 창작자를 모셨다. 넷플릭스는 재미와 구독자를 가장 신경 쓴다. 구독자도 취향이 다 다를 거라 생각해 여기에서 보편적인 재미를, 톡톡 튀는 이야기를 찾으려고 한다"라고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 기조를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영화와 시리즈를 할 때 촬영, 조명 등의 감독을 모시고 후반 전반적인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때 4K, 돌비애트모스 등의 기술력에 대해서도 말씀 드린다. 그러면 우리가 아무리 돌비애트모스와 4K로 만들어도 구독자들이 환경이 구비되어야 즐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신다. 우리 철학은 단 한 가지다. 오늘 봤던 '전,란'이 100년 뒤에도 시각, 청각적으로 뒤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작품성과 기술력을 모두 강조했다.


참석한 감독들의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도 이어졌다. 우선 '84제곱미터'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강하늘 분)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 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스릴러다. 독특한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84제곱미터'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가장 대중적인 32평에 해당하는 아파트 면적을 말하며, 대한민국 부동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김태준 감독은 "층간 소음이라는 현실 소재를 다루다 보니, 사건들이 펼쳐지는 무대를 현실적으로 구현해야 했다. 현실적인 톤을 놓치지 않으면서 다채롭게 표현해 보려고 스태프들과 연구했다"라고 신경 쓴 점을 밝혔다.


'굿뉴스'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 신작이다. '굿뉴스'는 넷플릭스와 변성현 감독이 의기투합하는 두 번째 작품으로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특히 '굿뉴스'는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의 네 번째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변 감독은 "(설)경구 선배님과 네 번째 작품 하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염두에 두고 있다. 그 동안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수트를 입고 굉장히 멋진 모습들을 보여드렸다. 구겨져 있는 경구 선배를 펴드렸는데 요즘은 너무 빳빳하게 펴져있어서 다시 심하게 구기고 싶다란 욕심이 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 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로 '길복순'의 스핀 오프 작품이다. 변성현 감독이 각본에 직접 참여하고 영화 '길복순', '더 킹' 등 다양한 작품의 조감독 출신인 이태성 감독이 첫 연출을 맡는다.


이태성 감독은 "'길복순'을 제외하고 모두 죽어서 쓸만한 캐릭터가 남아있지 않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휴가 간 사마귀' '은퇴한 독고할배'란 이름이 있는데, 그 분들이 이제 휴가를 다녀와보니 회사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는 거다. 그래서 이때다 싶어서 자신의 친구와 업계에서 한 획을 긋겠다고 회사를 차리는 청년들의 성장 같은 이야기다"라고 소개했다.


'대홍수'는 SF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로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을 배경으로 한다.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김병우 감독은 "전작은 극장 개봉용이었고 지금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다는 것이 전작들과의 차별점이다. 넷플릭스 영화를 만드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전처럼 해야 하는 건지, 다른 걸 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고 있다. 제일 신경 쓰는 건 관객들이 리모컨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관에서는 관객들이 기다려주지만 OTT는 아니다. 통제권이 관객들에게 넘어간 상태에서 내가 만든 영화를 봤을 때 어떻게 전개시켜야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을까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신경 쓴 지점을 밝혔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 분)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공명 분)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영화로 남궁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남궁선 감독은 "지금 촬영 중이다. 좋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인 만큼 즐겁고 에너지가 있는 배우들을 모셔서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와 작업도 재미있다. 넷플릭스가 메일링 서비스였을 때부터 기억하고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멀리 있는 분들에게까지 가깝고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이다. 수많은 다양한 영화들 속에 들어가 정말 눈앞으로 가는 느낌이 너무 좋다. 마저 잘 호흡을 맞춰보겠다"라고 밝혔다.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옥행 선고라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설정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강렬한 질문을 던졌던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다시 뭉쳤으며 류준열과 신현빈이 주연으로 합류했다.


연상호 감독은 "신현빈과는 예전에 '괴이'라는 작품을 통해 인연이 있었다. '괴이' 각본을 쓰고 연출은 하지 않아서 현장에서 이번에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작품에 대한 태도가 엄청나게 진지하고 몰입력이 좋다. 류준열은 대사 한마디를 모두 체화하려고 집요하게 노력해 놀랐다. 두 배우 모두 이번 영화의 노 메이크업으로 하겠다고 본인들이 나설 정도로 리얼한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두 배우의 태도를 칭찬했다.


그는 "그 동안 넷플릭스와 작업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다른 키워드로 나아가고 있다. 제가 인디 애니메이션으로 데뷔해 '부산행' 실사화 영화를 시작했다. 사실 CG, 크리처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를 해 왔는데 내년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CG를 쓰지 않는 영화들을 해보고 싶었다. 그게 '계시록'이다. CG를 최소화했다. 넷플릭스에서 시네마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영화는 어떨지, 시네마적인 방식을 스마트폰으로 봐야 하는 경험은 어떤 건지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 제이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김태리와 홍경이 목소리 연기를 한다.

한지원 감독은 "애니메이션이라 두 배우가 직접 스크린에 등장하진 않지만 두 분에게 영감 받아 만들려고 했다. 만들기 전 사전 단계에서 목소리와 연기를 동시에 담을 수 있도록 세팅했고 중요한 장면은 직접 연기를 부탁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으로 나왔다. 대사 자체도 실사 연기에 영향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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