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최주환과 비FA 계약, 2+1+1년 최대 12억원
옵션 충족해야 계약 연장되는 방식, 양 측 윈윈
키움 히어로즈가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36)을 품으며 안전장치를 확실히 걸었다.
키움은 지난 5일 최주환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최주환은 이번 FA 자격 대상자였으나 고심 끝에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원소속팀 키움과 다년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계약 조건은 2+1+1년(최대 4년)에 연봉 총액 최대 12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이로써 최주환은 2026시즌까지 2년간 연봉 3억원을 보장받고, 옵션 충족 시 2027시즌까지, 그리고 다시 한 번 옵션을 채우면 2028시즌까지 계약이 이어진다.
다소 특이한 형태의 이번 계약은 선수와 구단 모두에 만족감을 주기 충분하다.
먼저 키움 구단은 내년이면 37세가 되는 최주환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물론 최주환은 리그에서 검증된 베테랑 타자다. 두산 시절이던 2018년 커리어 하이인 26홈런을 기록했고, 2023시즌 SSG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번 20홈런 고지에 오른 바 있다.
키움으로 둥지를 새로 튼 올 시즌에도 타율 0.257 13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생산력 갖춘 타자 기근에 허덕이는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즉, 제 컨디션이라면 연봉 3억원의 가치를 충분히 해내는 타자가 바로 최주환이다.
하지만 최주환은 잔부상에 시달린 이력과 기복 심한 경기력을 보인 때가 많아 안정감에서 물음표가 붙기도 한다. 따라서 키움은 자칫 악성 계약이 될 수 있는 장기 계약 대신 2+1+1년이라는 쪼개기 계약으로 안전 장치를 걸어뒀다.
선수 입장에서도 이번 조건은 그리 나쁘지 않다.
만약 최주환이 FA 자격 신청을 한 뒤 시장에 나왔다면, 4년 계약 체결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S급 타자가 아닌데다 30대 후반의 선수는 매력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최주환은 앞으로 2년간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연장 계약에 도달할 수 있다. 장기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상당수가 동기 부여 부재를 겪으며 ‘먹튀’ 수순을 밟는데, 최주환의 계약 형태는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게다가 연봉 3억원은 최주환 입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 받은 액수다.
최주환 역시 계약 직후 “키움이 나를 선택해주고 다년계약을 제안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FA 신청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키움에 남아 동료선수들과 선수생활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