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WBC 나선 LG, 문보경 부상-박동원 피로 누적
2009년 한화도 김인식 감독 부재 속에 최하위 추락
문보경. ⓒ 연합뉴스
통합 2연패를 노리는 LG 트윈스 앞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후유증’이라는 거대한 암초가 나타났다.
LG는 이번 WBC에 리그 최다인 7명(아시아쿼터 웰스 포함 8명)을 보냈다. 강팀 전력임을 입증했으나 돌아온 결과는 ‘부상’과 ‘방전’이라는 단어가 선명하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문보경의 상태다. 조별리그에서 타율 0.538, 11타점을 쓸어 담으며 국제용 타자로 거듭났지만, 한일전 펜스 충돌 여파로 허리 통증을 얻었다. 염경엽 감독은 개막전 지명타자 기용을 선언하며 수비 공백을 예고했다. 리그 최고 타자로 급부상한 문보경이 시즌 초반 100% 상태로 나설 수 없다면 LG 타선의 위압감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마운드도 심각하다.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손주영은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했다. 이로 인해 본선 2라운드가 펼쳐진 마이애미로 가지 못했고 현재 몸을 다스리는 중이다.
체력 소모가 큰 안방마님 박동원도 피로에 노출됐다. 박동원은 이번에 대표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나왔고, 임시 지명타자 이야기까지 나오는 중이다.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체력 소모가 큰 데다, 날씨가 무더워지면 기복을 보였던 박동원이기에 시즌 초반 관리가 불가피하다.
LG가 부상, 체력과 씨름하는 사이, 이번 WBC 대표팀에 단 한 명의 선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긴 롯데 자이언츠는 평온하고도 뜨거운 봄을 보내고 있다.
롯데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 없이 스프링캠프부터 완전체 전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전지 훈련에서의 선수 일탈로 자칫 처질뻔한 분위기는 시범경기 선두 질주로 말끔하게 해소한 상태. 특히 이번 시범경기에서 투타 밸런스가 잘 잡힌 모습이며 주전 라인업의 고른 활약이 이어지며 ‘올해는 다르다’의 기대를 품게 하고 있다.
2009년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 ⓒ 뉴시스
WBC는 국가대표 차원에서 차출 자체가 영광임에 분명하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시즌 초반 흐름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해왔다. 특히 대회 시기가 리그 개막과 맞물리면서 대표팀 차출이 정규시즌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꾸준히 논쟁거리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류현진, 김태균, 이범호 등 핵심 선수들의 차출을 넘어,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 컸다.
당시 대표팀은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기록했고 김인식 감독 또한 ‘국민 감독’ 반열에 올랐으나 정작 소속팀에서의 성과는 좋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이 빠지자 한화는 정상적인 스프링캠프 운영이 어려웠고, 시즌 초반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이전 시즌 5위였던 성적이 최하위(8위)로 고꾸라졌다. 한화의 암흑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2006년 제1회 WBC서 4번 타자 역할을 맡았던 김동주의 사례도 있다. 김동주는 대만과의 1라운드 1차전서 무리하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어깨가 탈골됐고, 결국 2006시즌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며 FA 자격 획득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WBC 대표팀 차출은 단기적으로는 컨디션 저하와 준비 부족이라는 리스크가 엄연히 존재한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감각과 경험치 상승이라는 이점도 분명하다. 대표팀의 일정이 2라운드까지 이어지며 선수들의 컨디션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시즌 초반 구단 및 개인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