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중인 대만 야구가 한국에 이어 일본까지 무너뜨렸다.
대만 야구대표팀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4-0 완승, 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대만의 국제대회 우승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8년 만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꺾으면서 대만의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대만은 꼼수라는 비판 속에도 벌금(2000 달러)을 감수하며 선발투수를 좌완 린위민으로 바꿨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린위민은 4이닝 무실점 호투로 일본 타선을 잠재웠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무너뜨린 천제셴은 1-0 앞선 5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대만은 5회 홈런 2방으로 4-0을 만들자 곧바로 불펜을 가동해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완성했다.
일본은 믿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토고 쇼세이가 홈런 2방 허용하며 무너졌고, 타선은 대만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1점도 올리지 못하고 패한 것은 2009년 이후 약 15년 만이다.
홈구장에서 대만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일본은 국제대회 27연승 행진이 끝났다. 일본은 조별리그와 슈퍼라운드에서 9승 무패, 대만에 한 번도 지지 않고 결승에 나섰지만 ‘도쿄돔 쇼크’ 속에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고개를 숙였다.
일본까지 넘고 우승을 차지한 대만야구는 더 이상 한국이 한 수 아래로 여길 상대가 아니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대만전 패배라는 치명타를 맞고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고, 결국 슈퍼 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6차례 대만전 결과만 놓고 보면 2승4패로 열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2 패한 이후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 고전 중이다.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0-7 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0-4 패)까지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아시아 2위’ 자리도 지키기 쉽지 않은 한국야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야구 관계자들은 “일본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을 이기지 못한다면 국제무대에서 한국야구의 굴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KBO리그가 폭발적인 흥행을 누리고 있지만 퀄리티가 떨어진다면 팬들의 무한 응원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또 “대만에 지면 그 대회는 끝이라는 생각으로 전력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한일전을 의식하는 것보다 대만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