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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트럼프 리스크 없다" 호황 누리는 'K-전력기기'


입력 2024.12.16 06:00 수정 2024.12.16 09:13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국내 주요 전력기기 업체, 수주잔고 대폭 상승

초고압 변압기 후발주자 LS일렉트릭 질주 눈길

연간 매출·영업익·수주잔고도 고공행진

국내 사업장 증설 진행 중..."생산 규모 세배"

지난 9일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KOC 전기 증설 공장의 초고압 변압기 초도 생산을 기념하는 사인보드에 서명하고 있다.ⓒLS일렉트릭

국내 주요 전력기기 기업들이 수주잔고를 올리면서 향후 실적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AI(인공지능) 붐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남과 동시에 미국 내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라는 호재가 있어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도 피해갈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 중 하나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3사 전력기기 업체로 꼽히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도 연간 영업익을 넘어서는 누적 영업익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전력기기 3사 연간 합산 영업익은 올해 1.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특히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는 다소 후발주자로 꼽히는 LS일렉트릭이 기존에 보유한 배전 부문과의 시너지로 경쟁사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부분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LS일렉트릭의 경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4.3조원, 영업익은 10% 가량 증가한 350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 4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익은 약 2698억원이다. 3분기 기준 수주잔고 역시 2.8조원에 달한다. 최소 3년치 이상의 일감을 미리 확보한 것이다.


매출 변동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2.6조원, 2022년 3.4조원, 2023년 4.2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영업익 역시 같은 기간 1151억원, 1875억원, 3249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북미 현지 기업 생산설비 투자가 증가하며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또한 북미 전력 인프라 확대 영향으로 전력기기가 불티나게 팔린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LS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수주 금액이 634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21년(1003억원)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현재 LS일렉트릭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system)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다. HVDC는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교류전력을 직류로 변환시켜 송전한 후, 다시 교류로 재변환시켜 전력을 공급하는 초고압 직류 송전 시스템이다. 효율성이 높아 AI 전력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력기기 기업들은 타 산업군에서 우려하고 있는 '트럼프 리스크'도 피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바 있어 당초 우려가 제기됐지만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는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AI와 관련해 투자 촉진을 약속하면서 이는 오히려 호재로 읽히고 있다. 올해의 K-전력기기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지배적 관측이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LS일렉트릭은 국내 사업장도 증설하고 있다. 자사 계열사인 KOC전기는 최근 울산공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공장 증설을 완료했고, 내년 연말까지 부산사업장 초고압 증설 완료를 앞두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오는 2026년엔 연간 7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보다 세 배 이상 되는 규모다.


한편 LS일렉트릭은 지난해 하반기 46.5%였던 총 매출에서의 해외 비중을 올 상반기 50.3%로 끌어올렸다. 내수를 앞지른 것이다. 2030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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