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MRO·해양 플랜트로 나뉘어져
올해도 순항 전망돼...동반 흑자 주목
국내 주요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지난해 나란히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의 매출 인식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각기 다른 키워드로 한 해를 대비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가 동반 흑자 전환에 성공한 건 2011년 이후 13년만이다. 그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과 저가 수주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으나 고가 선박 수주 확대와 신조선가·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4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25조5386억원으로 전년보다 19.9%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4% 증가한 9조9031억원의 매출과 116% 증가한 50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23년까지 영업적자를 냈던 한화오션도 지난해엔 매출 10조7760억원을 찍으면서 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선업계는 올해에도 순항할 전망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미국발 러브콜이 예정돼 있어서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이 내놓은 올해 경영 전략에는 각각 근소한 차이가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우선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인 미국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경쟁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미 해군으로부터 두 건의 MRO 사업을 수주한 한화오션은 올해 5∼6척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올해 2~3건의 발주에 대한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다만 한화오션보다 한발 늦게 미 MRO 사업에 참여한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LNG선 물량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시범 사업 형태로 적으면 2건, 많으면 3건 정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트럼프의 재집권과 함께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LNG 수출 프로젝트에 보다 힘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되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 중단했던 (에너지) 프로젝트들이 가시화됐을 때 임팩트는 굉장히 빠르게 나타날 걸로 예상된다. 실제로 몇 가지 대형 프로젝트들이 움직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영향이 너무 크니까 상대적으로 좀 적게 보이는데 나이지리아 그다음에 오만 그다음에 앙골라 여러 지역에서 LNG선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LNG 선의 견조한 수요를 전망했다.
회사는 독보적인 친환경 선박 기술과 선제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서 LNG,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등의 수주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친환경보다 특수선 사업에 보다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적으로 미 해군뿐만 아니라 나토 및 동맹국 해군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미국 방산사업뿐만 아니라 3000t급 디젤 잠수함을 필두로 한 폴란드, 중동, 캐나다 등지에서 신규 수주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필리 조선소를 기반으로 신규 함정 수주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하고 액화·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다. 1척당 가격이 2조~3조원대로 고부가 선박이기는 하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아 연구·투자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한편 올해 3사는 수주 목표를 높여 잡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33.7% 높여 180억5000만 달러로 정했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7억 달러보다 소폭 높인 98억 달러로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