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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사태' 메리츠증권, 신뢰도 타격 우려


입력 2025.02.21 17:01 수정 2025.02.21 17:2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병합 주식수 산정 오류 발생…1시간 25분간 거래

13만주 바이백 실시…“피해 고객과 협의 후 보상”

'수수료 무료' 공격적 확장 정책…전략 차질 우려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사옥 전경.ⓒ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간밤 신규 상장된 헤이드마 마리타임 홀딩스(NAS:HMR)의 합병 비율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거래를 진행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현재 수수료 무료 정책을 통해 공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의 신뢰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메리츠증권은 간밤 발생한 HMR 병합 주식 수 산정 오류와 관련해 주문 거래 취소(롤백)를 진행한 가운데 피해 고객들과 협의 후 보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고글로벌(NAS:MGOL)과 헤이드마(Heidmar)의 합병으로 HMR이 신규 상장됐다. 합병 비율은 MGOL 30주당 HMR 1주로 정해졌으며 이에 따라 기존 MGOL 주주들은 보유 주식 30주를 1주로 변환해 받아야 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병합 과정에선 기존 주주의 거래가 일정 기간 제한된다.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HMR 주식 입고 전까지 거래를 차단했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은 30대 1 교환 비율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MGOL 주주의 거래를 허용했다. 기존 MGOL 주주들은 30주가 1주로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대로 30주를 보유한 채 거래를 진행한 것이다.


이 같은 오류는 전날 나스닥 프리마켓(개장전 거래)에서 한국 시간으로 오후 6시부터 7시 25분까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메리츠증권에서 1달러 이하의 가격에 기존 MGOL 주주들의 주식이 대거 시장에 풀렸고 상장 당일 HMR 주가는 10.04달러에서 4.32달러까지 하락한 후 5.95달러로 마감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메리츠증권의 실수로 인해 주식이 과도하게 시장에 풀리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주식 거래 오류를 인지한 후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거래를 전면 취소했다. 또한 롤백 조치와 함께 1시간 25분 동안 매도된 15만주 중 13만주를 정규장에서 장내 사들여 주식 수량을 맞춘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고객 손실 금액은 현재 1000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피해를 주장하는 고객들과는 협의 후 보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이 진행하고 있는 국내·미국 주식 거래,달러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 광고 이미지.ⓒ메리츠증권

토스증권의 경우 메리츠증권과 같이 간밤 HMR 관련 거래가 가능했지만 권리 변경 내용이 30대 1로 제대로 반영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에 토스증권에선 장중 폭락한 HMR 주식을 사들여 수십억원의 수익을 낸 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현재 해외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인 메리츠증권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내년까지 업계 최초로 ‘Super365’ 계좌 이용 고객의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무료 적용하고 있다. 미국 주식의 매도 비용을 비롯해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내야 하는 수수료까지 모두 회사가 부담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강점을 지닌 메리츠증권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테일(소매금융) 부문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고객 신뢰가 흔들리면서 회사의 공격적인 해외주식 시장 확대 전략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 19일 ‘메리츠금융그룹 2024년 경영실적 IR’에서 “Super365 계좌 운영에 따른 비용은 내년 말까지 약 1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리테일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장기적 투자”라고 말한 바 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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