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 학생에 등록금 전액 면제
미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하버드대가 연소득 10만 달러(약 1억 4500만원) 이하 가정의 학생들에게 등록금뿐 아니라 식비·기숙사비·건강보험료·여행 경비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사실상 모든 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의 학생들은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게 된다. 이번 조치는 올해 가을 학기부터 적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17일(현지시간) “더 많은 학생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하버드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며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학생들이 한데 모여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정 지원 확대를 통해 미국 내 86%가량의 가정이 하버드대 학부 장학금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버드대는 강조했다.
특히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은 학비 면제와 함께 1학년 첫해에 2000달러의 초기 지원금과 3학년 때 2000달러의 졸업 준비 지원금도 받게 된다.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도 각 가정의 재정 상황에 따라 추가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는 “이번 노력으로 중산층 가정의 학생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전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보스턴 지역의 중산층 소득 범위의 상위권은 연 소득 15만~20만 달러”라고 전했다.
종전 등록금 면제 기준은 연소득 8만 5000달러 이하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가계의 중위소득은 8만 610달러다. 하버드대 학생이 연간 내야 하는 비용은 2024∼2025학년도 기준 등록금과 주거비, 각종 서비스 요금 등을 포함해 8만 3000달러에 달한다.
외국인 유학생과 관련해선 “외국인 학생도 미국 학생과 동일한 기준으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며 “외국인 학생은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을 자격은 없지만 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자체 장학금과 학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하버드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후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다른 미 명문대들도 연소득에 따른 등록금 면제 제도를 시행했다. MIT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대와 캘리포니아공대가 등록금 면제 상한선을 가계소득 20만 달러로 높였다. 프린스턴대(16만 달러)·스탠퍼드대(15만 달러)·다트머스대·브라운대(각각 12만 5000달러)·텍사스대(10만 달러)·코넬대·예일대(각각 7만 5000달러) 등도 기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