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땅, 절대 못 뺏겨”...현산 vs 포스코 경쟁 ‘격화’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4.28 13:58  수정 2025.04.28 14:38

용산 알짜배기 전면1구역 수주 놓고 혈투

HDC타운 vs 오티에르…양사 진검승부

경쟁 과열로 인한 공사비 급등 우려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HDC현대산업개발의 조감도(왼쪽)과 포스코이앤씨의 조감도. ⓒ 각 사 제공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을 둘러싼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 포스코이앤씨(포스코)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양사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을 사수하기 위해 앞다퉈 파격 조건을 내세우며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최종 승자는 오는 6월 중 결정될 전망인데 과도한 경쟁 과열로 홍보비 지출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산과 포스코는 다음달 업체별 홍보관 오픈을 앞두고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현산은 대표가 직접 사업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경구 현산 대표는 지난 24일 회사 임원진과 함께 전면1구역을 찾아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조합원에게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포스코도 질세라 맞불을 놓았다. 포스코는 정 대표가 사업장을 방문한 다음날, 임직원 일동 명의의 편지를 조합원들에게 보내 “용산에 백 년 이상 지속될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며 역대급 사업 조건과 최고의 설계를 내세웠다.


전면 1구역은 노른자위 땅이라 불리는 용산정비창을 용산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데 따른 수혜지 중에서도 알짜로 유명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지상 38층, 12개 동, 아파트 777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토지허가거래구역(토허제) 영향으로 최근 집 값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나 높은 입지 경쟁력과 사업성이 보장된 지역이다. 전면1구역은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가까운 데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한강변 복합개발사업지다. 실제 용산 일대 고급 주택인 ‘한남더힐’ 전용 208㎡의 평당가는 약 1억7000만원 수준으로 강남 지역과 뒤지지 않는다.


두 건설사 모두 용산 핵심 사업장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희민 대표를 주축으로 주택시장 공략을 가속화 중인 포스코는 ‘하이엔드 브랜드(오티에르)’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출사표를 냈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오티에르는 경쟁사 대비 시장 내 인지도가 낮은 편으로 후발 주자로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서울 핵심지 입성은 필수다. 현재 ▲오티에르 반포(신반포21차) ▲오티에르 반포(신반포18차) ▲오티에르 방배(방배 신동아) ▲오티에르 동작(노량진1구역) 등이 있다.


현산은 용산이 홈그라운드다. 현산은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용산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용산역 민자역사 개발을 담당했고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국방부 청사와 용산 아이파크몰, 용산 역사 박물관, 용산철도병원 부지 개발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없지만 용산의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전면1구역을 HDC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The Line 330’으로 확정하고 한강변에서 가장 긴 스카이라인 커뮤니티를(330m) 구축해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는 설계를 공개했다. 여의도 파크원과 송도 국제업무지구 등 초대형 복합개발 경험을 토대로 전면1구역을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양사가 조합원들에게 내놓은 조건은 역대급이다. 현산은 이번 입찰에서 포스코보다 36만원 저렴한 평당 공사비 858만원을 제시했다. 사업비와 대출금리도 양도성 정기예금증서(CD)에 0.1%만 가산해 포스코의 CD+0.7% 대비 0.6%포인트(p) 낮게 설정했다. 포스코는 조합원당 최저 이주비를 20억원(주택담보대출비율(LTV) 150%)을 제안했는데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에는 개발할 땅이 한정적이고 정비사업이 없으면 아파트를 지울 수 없어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며 “양사가 용산을 교두보로 해서 향후 전개될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비사업은 기본적으로 조합원들의 니즈가 중요하고 물가 상승으로 실제 공사비가 얼마나 들지가 중요하다”며 “수주 과열 양상을 보이면 가성비를 원하는 조합원들이 느끼는 공사비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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