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짧아야 진짜 남자"…틱톡서 유행처럼 번진 '속눈썹 자르기' 무슨 일?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입력 2025.05.02 07:03  수정 2025.05.02 07:34

ⓒ틱톡 영상 갈무리

틱톡에서 일부 남성들이 남성성을 강조하겠다며 '속눈썹 자르기'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틱톡과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을 중심으로 남성들이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영상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의 틱톡 채널 '빌리비배드에스테틱'에는 '남성성을 강화하기 위해 속눈썹을 자르는 남성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속 남성들은 이발기나 가위를 이용해 속눈썹을 잘라냈다.


이 남성들은 속눈썹을 자르는 이유에 대해 "긴 속눈썹보다 짧은 속눈썹이 더 남자다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약 374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유럽과 북미, 뉴질랜드 등에서 유사한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속눈썹은 눈에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오는 걸 막아주고, 눈앞에 벌레나 이물질이 접근할 때 반사적으로 눈을 감게 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라낼 경우 눈 건강에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속눈썹은 눈이 건조해지는 것도 막는 기능도 있다.


국제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속눈썹은 눈의 수분을 최대 50%까지 유지해, 눈이 촉촉한 상태에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속눈썹 자르기가 유행하는 것은 '매노스피어'(Manosphere)로 불리는 남성 위주의 온라인 공간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동으로 남성성이 과잉 부각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오랫동안 여성적 매력을 상징한다고 여겨져 온 만큼, 이를 철저하게 배척하는 것을 남성적 매력과 등치 시킨다는 것.


CNN은 "점점 더 남성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매노스피어의 유명 인사들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빅테크 형제'들의 부채질 속에 일부 남성들이 외모 중 여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억압하려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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