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사망·실종 84명…감독관 9명이 선박 5000척 관리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05.08 11:30  수정 2025.05.08 11:30

감소하던 선박 안전사고 지난해 급증

올해부터 어선 안전관리 해수부 책임

어선 5000척 감독관 9명이 담당

인력 증원 없으면 안전사고 못 줄여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들이 어선 사고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202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선박 안전사고가 늘고 있다. 지난해 사망·실종자만 84명에 달해 전년(55명) 대비 53% 가까이 급증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5인 이상 승선 어선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관리를 강화했지만, 정작 이를 감독할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사장 김준석, 이하 KOMSA)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사망·실종)는 84명으로 집계됐다. 안전사고는 충돌이나 전복, 침몰 등과 관계없이 사람이 사망·실종 또는 부상당하는 것을 말한다.


KOMSA가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79명이던 안전사고 인명피해는 2021년 76명, 2022년 68명으로 지속 감소했다. 2023년에는 55명까지 줄었던 사망·실종자는 지난해 84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안전사고 선박 숫자 또한 지난해 190척으로 전년 142척 대비 34% 가까이 늘었다.


최근 3년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안전사고 유형은 ▲구조물이나 줄 등에 의한 신체 가격 ▲실족이나 파도에 의한 해상추락 ▲양망기 사고 등이다. 다만 이들 사고 자체는 감소 추세라는 게 KOMSA 설명이다.


사고 가운데 심각한 인명피해를 낳는 경우는 지난해 기준 ▲목격자 없는 사망·실종(18명) ▲나홀로 조업 중 사망·실종(12명) ▲잠수 작업 중 질식·부딪힘(9명)으로 조사됐다.


KOMSA는 “이들 사고 대부분은 발생 즉시 인명피해로 이어지며, 지난해 안전사고로 인한 전체 인명피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0년간 어선 안전사고 발생 현황.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어선 안전사고 관리 해수부로 일원화


5인 이상 어선에 사고·인명 피해가 집중하자 정부는 안전·보건 관리를 지난 1월부터 해양수산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해당 업무가 고용노동부와 해수부 두 부처로 이원화돼 있어 현장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컸다는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해수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20t 미만 어선은 고용노동부에서 관리해 왔는데 아무래도 어선과 관련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전체 등록 어선 수는 6만3082척이다. 이 가운데 최대 승선 인원 5인 이상 어선은 2만9596척(46,9%)이다. 등록 5인 이상 어선 가운데 실제 어업 활동을 하는(출항 신고) 선박은 약 5000척이다.


문제는 안전 조업을 관리 감독할 인력이다. 5인 이상 출항 어선은 5000척에 달하는 데 어선원 안전감독관은 전국에 9명이 전부다. 안전관리를 이유로 법까지 개정했지만 정작 관리 인원은 그대로다. 감독관 1인이 550대가 넘는 어선을 관리해야 한다.


해수부도 인력 증원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현재 인력으로는 사실상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조직 특성상 필요 인원을 즉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금 관계 부처에 인력 증원을 요구한 상태”라며 “본격적인 조업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해수부 어선원 안전감독관과 함께 이들 업무를 보조하는 인력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KOSMA는 어선검사원 등 안전감독관 업무를 지원하는 인력을 10여 명 두고 있다. 안전감독관 확대와 함께 지원 인력도 늘려야 5000여 척에 달하는 어선의 안전조업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어업 관계자들 의견이다.


해수부는 “지금은 안전감독관과 일대일 비율로 지원 인력을 KOMSA에서 운용 중인데, 안전감독관이 늘어나면 (KOMSA도) 더 많은 지원 인력을 확보해서 어선원 안전관리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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