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비인도적 무기' 비판받는 확산탄 첫 실사격 훈련…살상력 높아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5.22 15:36  수정 2025.05.22 15:37

강원 고성서 동해상으로 450여발 발사

韓, 분단국가 특수성에 협약 참여 안해

육군 3군단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강원도 고성 해안 일대에서 '야간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22보병사단 소속 K55A1자주포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육군

육군이 '비인도적 무기'로 비판받는 '항력감소 이중목적 고폭탄(DP-BB)' 첫 사격 모습을 22일 공개했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3군단 예하 22보병사단, 3포병여단, 102기갑여단이 지난 20~21일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이같은 '야간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에는 장병 150여명과 K9A1·K55A1 자주포, K77 사격지휘장갑차 등 장비 30여대가 투입됐다.


우선 왕포포병대대와 북극성포병대대 K9A1·K55A1 자주포 포병전력은 고폭탄(HE-BB)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어 확산탄으로 불리는 DP-BB 첫 사격을 실시했다. 이중목적 고폭탄(DP)은 탄두 안에 특수 자탄이 들어 있어 탄착점 반경 수백m 일대에 있는 일정 두께의 장갑차량을 관통할 수 있다.


확산탄은 탄두 안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다. 폭발과 동시에 사방으로 자탄이 확산하게 해 파괴력 및 살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확산탄은 대인지뢰, 생화학무기, 몸을 태워 살상하는 네이팜탄, 탄두가 몸속에서 쪼개져 살상력을 높이도록 만들어진 '덤덤탄' 등과 함께 비인도적 무기로 꼽힌다.


2008년 5월에는 107개국 대표들이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확산탄 사용에 따른 민간 피해 등을 우려해 '확산탄금지협약'(CCM)을 체결하기로 했다.


CCM 비준국은 110여개국에 달하나, 미국과 러시아·중국·인도·파키스탄 등은 가입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남북한이 대치하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확산탄금지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사격 진지에서 약 30㎞ 떨어진 표적에 이틀간 450여발의 포탄을 명중시켰다.


이번 실사격에서는 탄 발사 후 내부 자탄이 공중에서 흩어지는 시간까지 사전에 입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K9A1은 DP-BB 발사 땐 HE-BB 사격 때보다 포신을 높게 들어 고각 발사했다. DP-BB가 HE-BB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날아가는 특성을 고려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아울러 K55A1의 대전차·대인지뢰 지뢰살포탄(FASCAM) 사격도 실시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적 화력도발 대응태세를 확립하고, 기계화 장비 공격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작전계획과 대화력전 수행 능력을 검증·강화하기 위해 열렸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사실은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가 '빛으로 날아올라 비처럼 쏟아지다'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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