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모기 물렸더니…백신·치료제 없는 지카 환자 발생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6.04 09:03  수정 2025.06.04 09:04

발리 다녀온 40대 남성 확진…질병청 “임신부 특히 주의”

지카바이러스 전파 국가(영토), 2024년 5월 기준, WHO. ⓒ질병관리청

2년간 잠잠하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다시 국내에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동남아 여행자들에게 “모기에 물리지 말라”며 경고에 나섰다.


질병청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40대 남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해당 환자는 현지에서 모기에 물린 뒤 귀국 3일째 오한, 발진, 결막충혈,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실험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내 지카바이러스 환자는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2016년 이후 누적 환자는 40명이다. 이 중 39명이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다. 필리핀·태국(각 10명), 베트남(7명), 인도네시아(2명) 순으로 환자 유입이 많았다.


지카바이러스는 숲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감염되면 발진, 발열, 관절통 등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 가볍게 지나간다. 그러나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소두증 등 선천성 기형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 접촉이나 수혈을 통한 전파도 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유행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보고된 지카 감염자는 1만2660명이다. 브라질·볼리비아 등 중남미 지역 외에도 태국(1106명), 인도(151명), 싱가포르(47명)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다수 발생했다.


질병청은 동남아 등 위험국가를 방문하는 국민에게 밝은색 긴 옷 착용, 모기기피제 사용, 모기장 설치 등 모기 물림 방지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했다. 귀국 후 2주 내 발열·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찾고 해외여행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성 접촉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해 남녀 모두 여행 후 3개월간 임신을 연기하고 콘돔 사용 등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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