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LA 총영사관 “美 당국 추방정책 강화 이후 개별 한인 적발 4∼5건 접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 간 충돌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일어난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에 대응해 주 방위군 투입을 명령했다. 미국 국내 집회에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을 두고 ‘권한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20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으며 이는 방치된 무법 상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의 무기력한 민주당 지도자들은 시민을 보호할 책임을 완전히 포기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 행위와 폭력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세관단속국 등 이민 당국 요원들은 앞서 전날 LA 패러마운트 지역에서 의류 공장을 급습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을 대거 체포했다. 단속국 요원들은 현장에서 체포에 저항하거나 저지하려는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해 공포탄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LA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30㎞쯤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의 히스패닉계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이민 당국 요원들과 충돌했다.
불법 이민자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LA의 연방 구금센터 앞에 모여 “그들을 풀어줘라, (이곳에) 머물게 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단속국 요원들과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단속국 요원들은 시위 진압복을 입고 고무탄과 섬광탄 등으로 강경 진압에 나섰다.
AP통신은 거리 곳곳에서 나무와 쓰레기 등이 불에 타고 있으며, 시위대가 국경순찰대 차량을 발로 차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민자 지지 단체들은 이민 당국 요원들이 이날 불법 이민 단속을 위해 LA 파라마운트 지역의 홈디포 매장을 급습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당국의 단속에 반발해 차량과 건물 등을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했다. 일부 시위대는 연방 정부 요원들을 향해 물건을 던졌고, 요원들은 섬광탄으로 대응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이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등 약 1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시위대를 향해 이민자 단속을 방해하면 최고 수준의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 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만약 캘리포니아 개빈 뉴스컴(뉴섬 주지사를 비하하는 표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자기 일을 할 수 없다면, 그땐 연방정부가 개입해 문제를, 즉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SNS 엑스(X·옛 트위터)에 “국방부는 즉각적으로 LA에서의 연방 사법기관의 법 집행을 돕기 위해 주방위군을 동원하고 있으며, 폭력이 계속된다면 캠프 펜들턴의 현역 해병대원들도 함께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정책 강화에 따라 한국인이 체포·구금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LA주재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미국 정부의 이민자 추방정책 강화 이후 서류미비 상태로 체류 중인 한국인이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가 분명히 늘었다”며 “트럼프 정부 들어 당국에 구금돼 영사 면담을 요청하는 한국인 사례가 4∼5건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래 LA영사관에 통보된 한국인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적발된 사례로, 대대적인 단속 현장에서 적발된 사례는 아직 접수된 바 없다고 영사관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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