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첫 이적 김희진, 기업은행 코치 제안 거절 “단 1년 만이라도”

용인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6.09 16:04  수정 2025.06.09 20:31

현대건설서 새로운 도전 앞둬, 미들블로커로 활약 예고

전 소속팀 코치 제안 뿌리치고 마지막 명예회복 도전

현대건설 김희진이 9일 용인 현대건설 훈련장에서 인터뷰에 나서고 있다. ⓒ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한국 여자배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가대표 출신 김희진에게 현대건설 이적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김희진은 지난달 원 소속팀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2010년 IBK기업은행 창단 당시 신생구단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김희진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소속팀을 바꾸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김희진은 2023년 2월 무릎 수술 이후 기량이 급격히 저하됐다. 지난 시즌 30경기에 나섰지만 대부분 교체로 투입됐다. 전 소속팀 IBK기업은행에서는 최정민과 이주아라는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들의 존재로 이미 입지를 잃은 지 오래였다.


9일 용인 현대건설 훈련장에서 인터뷰에 나선 김희진은 IBK기업은행서 코치 제안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팀을 옮기기까지의 과정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던 순간이었다. 김호철 감독님과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계속 이야기했던 거 같다”면서 “전 소속팀서 코치 제안도 들어왔고, 은퇴 수순이었다. 기다리는 입장이었는데 현대건설서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아쉬웠던 부분들이 남았다. 단 1년 만이라도 코트에서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트레이드를 선택했다. 좋은 팀에 왔고, 다들 축하한다고 웃어줬다. 응원 밖에 없어서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 팀을 옮긴 김희진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힘들다. 하지만 이적하고 강성형 감독님께 혹시 내가 힘들어서 나태해진 모습을 보이면 한 말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다”면서 “감독님도 그런 자세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셔서 정말 힘들다.(웃음) 그런 말을 뱉어서 스스로를 쪼고 있다”고 전했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희진은 “통증은 이미 지난 시즌 말부터 좋아진 상태였다. 원 포인트 블로커로 들어간 상황도 많았고 코트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실전 대비 훈련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합류를 늦게해서 몸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에 합류한 (사진 왼쪽부터) 김희진, 이예림, 지민경.ⓒ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차기 시즌 김희진은 현대건설에서 미들블로커로 뛴다.


V리그 최고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공생해야 하고 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떠난 이다현의 공백도 채워야 한다.


그는 “부담이나 경쟁을 떠나서 코트에서 있던 내 모습이 가장 행복했다. 최대한 코트에 오래 머물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따로 강성형 감독에게 주문 받은 내용은 없지만 현대건설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자신의 임무 임을 직감하고 있다.


김희진은 “처음 볼 운동에 참여했는데 선수들 연령대가 어려서 분위기적으로도 어떤 게 필요할지, 내 역할에 대해 잘 알 것 같다”면서 “선배이기 때문에 분위기도 띄우고 많이 알려줄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성형 감독은 김희진에 대해 “걱정도 우려도 있지만 본인 각오가 상당하다”면서 “아포짓은 힘을 많이 써야 하지만 미들에서는 노련하게 방어를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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